전쟁·인플레 공포… 귀금속이 무너진다

전쟁·인플레 공포… 귀금속이 무너진다

김은령 기자
2026.03.24 04:04

美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 금선물 4거래일 연속 '추락'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18% 하락 등 국내 ETF도 고전

최근 일주일 간 금, 은 ETF 수익률/그래픽=윤선정
최근 일주일 간 금, 은 ETF 수익률/그래픽=윤선정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미국 등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이 급락했다.

이달 초 온스당 5300달러선까지 오른 금값은 4300달러까지 단숨에 20% 가까이 빠졌다. 국내 시장에서 관련상품들의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유동성 장세에서 고공행진을 하던 금값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위축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증시에서 금, 은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ACE KRX금현물'은 전거래일 대비 7.59% 하락한 2만9265원에 장을 마감했다. 'TIGER KRX금현물'은 7.54% 떨어진 1만3970원에 마감했다. 'TIGER 금은선물'(H)은 9.74%, 'KODEX 금액티브'는 8.34% 내렸다. 'KODEX 은선물'(H)은 14%나 급락하며 1만320원에 마감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는 18.16% 급락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미국 등 주요국들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대두하면서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출렁인다. 유가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리상승 압력이 커졌고 금리인하기에 급등한 금값이 타격을 받는 것. 여기에 달러강세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까지 겹치며 안전자산인 금값이 출렁인다.

특히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위원들의 금리전망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나타나면서 금값에도 충격을 줬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거나 진전이 나타나지 않으면 금리인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 상품시장에서 금값의 하락세가 가속화했다. 23일 오후 3시30분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국제 금선물 4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4314.70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5.7% 하락했다. 4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5000달러선에서 수직하락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초기엔 5300달러선까지 오르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지만 전쟁 장기화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엔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부터 금, 은 등 귀금속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초 온스당 2669달러였던 금선물 가격은 1년1개월여 만에 2배가 오르며 지난 1월 5330달러의 고점을 기록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금은 지난한 주 약 11% 하락하며 1983년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며 "이번 금값 금락은 전쟁충격과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공포가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에도 안전자산이란 기대로 금ETF 등에는 자금유입이 이어졌다. 최근 한 달간 'ACE KRX금현물' 'TIGER KRX금현물'에는 각각 669억원, 363억원이 유입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후퇴로 금, 은 등 귀금속 가격도 조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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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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