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자금 유출 현상 지속"

중동 전쟁으로 인해 채권 시장이 흔들리자 채권형펀드에서 한 달 새 2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앞으로도 채권형펀드 자금 유출 현상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1개월간 국내 채권형펀드와 해외 채권형펀드에서 각각 1조7732억원과 9663억원씩 총 2조7395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상원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란 사태 등 대외 악재에 더해 추경 편성 기대와 증시로의 자금 이동 등 대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이란 사태에 따른 유가 와 물가 상승 압력은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실적 둔화 우려로 이어지며 크레딧 리스크를 한층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미국이 기준금리 동결을 넘어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에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기준 3.432%로 한 달간 0.24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일 기준 미국 국채 3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3.825%와 4.313%로 각각 한 달간 0.444%포인트와 0.351%포인트 올랐다.
통상 금리가 뛰면 그 영향으로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채권을 보유해 받을 수 있는 표면금리는 이미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아지면 채권을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고 그만큼 채권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의 기준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최근 1개월간 'RISE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5,410원 ▼55 -1.01%)'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은 -7.59%를 기록했다.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5,215원 ▼10 -0.19%)'(수익률 -7.56%),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37,255원 ▼245 -0.65%)'(-6.09%)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반년간 갇혀 있던 4.0~4.3% 범위를 상향 이탈한 이후 다시 해당 범위로 복귀한 상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중동 이슈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시점이 뒤로 밀렸고 당분간 상·하방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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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듀레이션(만기)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갈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윤성 삼성자산운용 매니저 "전체적으로는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형 펀드로의 유입과 듀레이션이 긴 채권형 펀드의 유출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채나 MMF(머니마켓펀드), 금리형 ETF 등은 듀레이션의 영향보다 이자 수익의 영향이 더 커서 약세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성과가 괜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