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기업으로 돌아가겠다."
'매출 1조원 달성'을 호언하던 티맥스소프트가 시스템통합(SI)사업을 중단하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개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13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은 사옥 등 부동산을 처분해서 해결하고, 1500명에 이르는 직원의 40%를 감원하겠다고 했다. 시판을 자신했던 '티맥스윈도'라는 운영체제(OS)도 독자적인 상품이 아닌 당분간 임베디드 방식으로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티맥스소프트가 처해있는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티맥스를 지켜봤던 기자 입장에선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데 따른 아쉬움이 적지않다. 티맥스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국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외산 제품들이 판을 치는 기업용 시장에서 티맥스는 기술력 하나로 쟁쟁한 외산제품들과 나란히 경쟁했고,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아성을 굳힌 기술벤처다.
국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시장에서 IBM, 오라클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유일한 국산SW업체이기도 했고, '티베로'라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으로 외산제품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던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국산 SW업계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티맥스의 성공신화는 오래 가지 못하고 말았다. 국내 SW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긴 티맥스는 지난 3∼4년동안 사세를 확장하는데만 지나치게 몰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에서 SI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 때문에 차입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300억원에 이르게 됐다. 무리한 외형확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회사 안팎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경영진은 이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는 것이다.
'2010년 나스닥 상장'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티맥스소프트의 외침이 이제는 공허한 메아리로 남았다. 7년 연속 흑자기업에서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티맥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티맥스의 선언은 통열한 '자기반성'인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다. 이제 티맥스는 이 희망의 불씨를 잘 살려서 다시한번 '우량기업'으로 우뚝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