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신임 상임위원이 지난 19일부터 정식 근무를 시작했다. 이병기 전 위원이 사퇴한지 5개월만에 비어있던 자리를 양 위원이 채웠다. 때문에 양 위원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인 8개월이다.
양 위원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추천한 민주당조차 '유관분야 15년 이상 근무'라는 조건에 미달된다며 내정 철회를 검토한 적이 있다. 자격시비가 있었던만큼 양 위원을 바라보는 방통위 내부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양 위원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분야에서 저보다 전문가이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여러분들의 지혜를 구하겠다"며 몸을 낮추고 있다.
어쨌거나 양 위원이 방통위에 입성했으니 자격시비는 일단락된 셈이다. 그러나 양 위원에 대한 자격시비는 이제부터 진짜다. 비록 잔여임기가 8개월밖에 안되지만, 양 위원의 자질을 가늠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방통위 상임위원회는 공개가 원칙인만큼 양 위원은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 정책을 결정할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검증이 시작될 터이니 말이다.
양 위원은 취임 첫날 기자실을 방문해 우선 해결과제로 'KBS 수신료 문제'를 꼽았다. KBS 수신료에 대한 양 위원의 관심은 각별하다. 내정자 신분이었을 지난 6월에도 KBS 수신료 문제를 다룬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을 정도다. 당시 양 위원은 KBS 자료집에 제시된 수치의 오류를 지적하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찬반을 거론하기전에 기본을 갖춘 수치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적어도 현재 KBS가 제시한 논리로는 수신료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비춰졌다.
이런 입장을 가진 양 위원이 앞으로 상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관심사다. 상임위원이라면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견해와 반대에 대한 정확한 명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른 상임위원과 의견이 충돌된다면 이를 설득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항간의 자격 논란이 잠재워질 수 있도록 8개월동안 이를 입증해야 하는 양 위원의 어깨도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어깨의 짐을 덜어낼 수 있는 것 또한 양 위원 자신인만큼,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