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휴대전화 판매사원은 '영혼이 없다?'

[현장클릭]휴대전화 판매사원은 '영혼이 없다?'

김경미 MTN 기자
2011.03.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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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단점만 홍보하다 180도 입장 바뀐 상황 서글퍼"

↑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붙어있던 현수막
↑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붙어있던 현수막

"얼마전까지만 해도 KT 아이폰의 단점이 뭔지, 아이폰과 갤럭시S를 비교하는 고객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배웠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서 저희도 당황스럽죠."

SK텔레콤(94,200원 ▼700 -0.74%)대리점에서 일하고 있는 어느 판매사원의 말이다.

SK텔레콤이 오늘부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를 대리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KT가 아이폰3GS를 국내에 단독으로 들여온 지 1년 4개월 여만의 일이다.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SK텔레콤 대리점 직원들은 7시간의 특별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는 통신사들에 요구하는 조건 중 하나.

교육 내용은 아이폰의 주요 기능에 관한 것으로 앱스토어, 아이튠스 등 애플만의 고유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7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대리점 직원들은 애플이 직접 출제한 모바일 테스트를 치러야 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해 교육 내용과 관련된 24개의 문항을 푸는 방식이다. 휴대전화깨나 만져 본 대리점 직원들도 공부하지 않으면 그냥 풀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구술 시험도 통과해야 했다. 애플코리아 담당자는 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 교육 내용과 관련된 문제 3개를 질문한다. SK텔레콤 대리점 직원들에 따르면 "KT가 아이폰 교육을 할 때 너무 대놓고 문제를 찍어줘서 구술 시험이 생겼다"고 한다.

SK텔레콤 대리점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본사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맞긴 하지만 180도 변한 상황이 솔직히 서글프다'는 것이다.

그동안 SK텔레콤 직원들은 KT가 출시한 아이폰 시리즈에 맞서삼성전자(353,500원 ▼500 -0.14%)의 스마트폰 T옴니아2와 갤럭시S를 홍보해왔다. 심지어 '아이폰을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 10가지'를 현수막으로 내걸었고 애국심 마케팅까지 동원해야 했던 것이 직원들의 현실이다.

통신사 대리점 직원들을 믿고 휴대전화를 고르는 소비자들 역시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갤럭시S와 아이폰을 비교하는 소비자들은 직원들을 통해 어떤 답변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흔히 정권에 따라 정책을 180도 바꿔 수행하는 공무원을 빗대하는 말인 '영혼이 없다'라는 자조가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 직원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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