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선택, IT업계에서는...

안철수의 선택, IT업계에서는...

성연광 기자, 정현수
2011.09.05 19:25

"국내 경제 생태계 바꿀 유일한 대안" vs "벤처신화마저 붕괴될지도"

대한민국 대표 '엄친아'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반란'을 일으키려나보다. 적어도 현재의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심의 주류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고 했으니 정치권에겐 이 보다 더 큰 반란이 없다. 더욱이 지난 정권도 현 정권도 안 원장 영입을 위해 최소한 '이고초려'는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촉망받던 의사 지망생에서 성공한 벤처기업 CEO로, 또다시 저명한 대학교수가 돼 정부의 정책을 드러내놓고 비판하기를 주저하지 않아 온 안 원장. 그의 뿌리인 IT업계는 안 원장의 서울 시장 출마를 어떻게 볼까.

척박한 국내 IT업계에서 신화를 일군 'IT벤처 신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의 서울 시장 출마타진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일단 중소 벤처산업 육성을 통한 국내 경제시스템 개혁부문에는 안 원장만한 적격자가 없다는데 공감대가 흐르고 있다. 더욱이 IT 위기론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너지는 국내 IT산업을 다시한번 재도약시킬 수 있는 '리더'로 꼽히고 있다.

안 원장은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재직 당시 기자를 만나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국적은 더 이상 중요한 시기가 아니다. 정부가 권위를 너무 내세울 경우 미래인재들이 다 떠날 것"라며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탈권위 정치'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내 경제개혁 방안에 대해서 대기업 위주로 편중된 국내 경제 시스템 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중소벤처기업 및 인재 육성론을 주창한 바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은 벤처기업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CEO 출신이자 유학과 후학양성에 나서면서 이론적 지식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이같은 실전형 이론가들이 현실 정치에 나설 경우, 기존 경제 생태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그동안 국내 IT업계가 소외됐다는 평가가 있었고 실제로 세계적인 트랜드에도 뒤쳐져 있었다"면서 "안 원장의 경우 직접 IT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을 거둠으로써 성공한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자극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안 원장은 이미 상당수 벤처기업들과 미래 예비 창업자들에게 '안철수'는 이미 살아있는 벤치마킹 모델이다. 그러나 현실정치에 끼어드는 순간 이제까지 쌓아왔던 '안철수 신화'가 한꺼번에 붕괴될 수 있다. 더군다나 서울 시장은 안 원장이 말한 것처럼 '기존 정치와 다른' 영역이 아닌 '정치 영역' 그 자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신화 그 자체가 많은 미래 창업자들에게 '등대'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과 아를 구분해야하는 현실정치에 진입하는 순간 안 원장 자신은 물론 중소 IT벤처업계에도 '신화적 가치'가 한순간에 소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행정의 소프트웨어(SW)를 바꾸겠다는 소신이 '강연회'나 '자문위원'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기 위해선 정치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견고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인 안철수연구소는 의외로 담담하다. 회사 관계자는 "2005년 CEO직을 떠난 회사경영에서 어느정도 분리된 상황"이라며 "회사 직원들도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안철수 원장이 어떤 결정을 하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는 자칫 창업자인 안 원장의 출마로 회사 전체가 당분간 정풍에 시달려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감출 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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