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vs갤럭시' 토론, 명패는 '대격돌' 내용은 '밋밋'

"이미지를 벗어던지고라도 싸우려고 했는데 위원장 질문에 답하는 간담회가 돼 버렸네요." "토론 주제가 중구난방이어서 제대로 안된 것 같습니다."
4일 오후 3시.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는 250개 좌석이 가득 찼다. 대부분 10~20대 젊은 사람들이다.
'미래전략 2020'을 만들고 있는 미래기획위원회가 젊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자 마련한 자리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정부, 기업들이 미래전략을 만드는데 참여했으나 20% 부족했다"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파워 유저들, 수요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기획 이유를 밝혔다.
이날 주제는 '둘공둘공 천기누설 파워유저들이 보는 스마트IT 세계 : 갤럭시 vs 아이폰 대격돌'이다. 곽 위원장은 "갤럭시와 아이폰은 세계 최상의 제품이고 IT 총 집합체"라며 "'미래 IT 발전 방향'과 같은 주제는 진부하니 토론을 이끌기 위해 주제를 구체적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론회는 곽 위원장이나 패널이나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패널들은 내건 주제대로 갤럭시와 아이폰의 성능이나 에코시스템 비교를 원했다.
처음에는 주제대로 흘러갔다. 아이폰 유저 대표로 나온 김진중 블로그칵테일 부사장은 "현대인의 삶은 아이폰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아이폰은 사람들에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며 아이폰을 치켜세웠다.
이어 "10년 프랑스에 갔을 때 애니콜을 들고 있는 손모양을 보면 삼성전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 홍콩에서 삼성전자 간판을 봤을 때에는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요즘 삼성전자 제품을 보면 중국의 짝퉁 제품과 다르지 않아서"라고 싸움을 걸었다.
갤럭시 사용자 대표로 나온 갤럭시 대표카페 운영스탭인 이정현씨는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나은 것은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이 창조자의 선구라고 하는데 아이폰 이전에 나왔던 F700 단말기나, 아이패드가 1994년 라이트라이더를 거의 흡사한데 뭐가 창조자인지 모르겠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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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회자인 곽 위원장은 50~60대들이 스마트폰을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10년후 스마트폰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한국IT가 격동기에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패널들은 당황했다. 준비하지 않은 주제들이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사용자 대표로 나온 곽용씨는 "카피캣, 마케팅 등 준비한 것이 많았는데 관련 내용이 없어 한마디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부사장 역시 "주제 범위가 너무 넓어서 조금 밋밋한 토론회가 된 것 같다"며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곽 위원장은 무슨 해답을 얻었을까. 토론회가 끝나고 곽 위원장에게 얻은 것이 있느냐를 묻자 "정부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사용자들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배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는 이 같은 토론회를 통하지 않고서도 얻을 수 있다. 굳이 2시간이나 할애에서 얻을만한 정보는 아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18일 청년세대들의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과 고용노동부와의 토론을 기획하고 있다. 토론회에는 노동부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위원장과 차관이 시간 낭비하지 않는 간담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