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현금 모두 써 안드로이드 무너뜨린다"던 잡스의 증오, 20일 첫 본안소송 판결
# 지난 2007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 2007'.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아이폰'이 공개된 순간이다. 애플은 휴대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삼성전자(199,400원 ▼1,100 -0.55%), 노키아 등 당시 휴대폰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는 새로운 사업자와 새로운 제품의 등장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애플이, 아이폰이 자신들에게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폰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이폰에 열광했다. 아이폰 발표 당시 잡스는 2008년까지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2008년말까지 1740만대를 팔았다. 2009년에는 2510만대, 2010년에는 4750만대로 매년 100% 가까운 성장을 지속했다.
2009년 11월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자 한국은 '아이폰 쇼크'에 빠졌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그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HTC 등은 아이폰과 비슷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반격했다. 하지만 디자인 특허에 자신의 이름을 넣을 정도로 디자인에 집착한 잡스는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베끼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고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잡스가 HTC에 소송을 제기한 후 "애플에 있는 400억달러 현금을 모두 써서라도 안드로이드를 무너뜨리겠다"고 말한 것은 잡스의 증오가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잡스의 왼팔이라고 불리는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도 "잡스가 삼성 스마트폰 디자인을 보고 아이폰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특허전쟁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증오만으로 막대한 비용이 드는 특허전쟁을 치르진 않는다. 애플이 특허소송을 제기한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강자가 된 애플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특허전문가인 이근호 박사는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이 특허"라며 "애플이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도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을 지키기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했다면 삼성전자 등도 휴대폰 시장을 지키기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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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애플은 휴대폰 시장의 늦깎이로 통신 관련 특허가 없다.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특허가 디지인과 사용자환경(UI) 관련 특허로 제한된 것도 기술 특허가 없어서다. 반면 삼성전자는 주로 통신 특허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이 시장을 확대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애플에 특허 사용료를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로열티를 받아낼 수 있는 금액도 막대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한 재판에서 애플측은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로열티 비율이 칩셋가격의 2.4%로 과도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플로서는 통신 관련 특허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스마트폰 사업을 접어야 했다.
송진영 아이스퀘어 대표변리사는 "애플로서는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로열티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었다"며 "결국 합의할 것이지만 특허 소송을 통해 유리한 입장에서 합의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은 판매금지 가처분이라는 연습게임을 마무리하고 본안소송이라는 본게임에 접어들고 있다. 20일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첫번째 본게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