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BC파업, 방문진의 '동상이몽'

[기자수첩]MBC파업, 방문진의 '동상이몽'

전혜영 기자
2012.03.30 05:00

"그렇게 편견을 가지고 질문을 하시면 안 됩니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여당 추천 한 이사에게 "김재철 MBC 사장이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지난 1월 30일 공정보도 복원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MBC 노조의 파업이 이날로 60일째를 맞았다.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지난 1992년 최창봉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최장 파업 기록 52일을 가뿐히 넘어섰다.

뉴스는 물론 예능과 드라마, 총선 선거방송 마저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노사는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둘 중 하나가 먼저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재에 나서야 하는 방문진도 노사만큼이나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방문진은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의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해임안은 방문진 이사 9명 중 5명 이상이 동의해야 의결된다. 이사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있다. 여당 측 이사 6명은 전원 반대했고, 야당 측 이사 3명은 찬성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노조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기한 공정보도에 대해서는 "공정불공정에 대한 판단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이사들은 김 사장 취임 이전이 오히려 편향적이었고, 최근 보도가 중립적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사회에서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부결된 것에 반발해 방문진 일정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제는 방문진마저 파행을 맞게 된 것이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이번 사태의 해결책으로 "방송의 공정성 문제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어떤 제도개선이 현실적일지 경영진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고민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기자의 질문에 편견을 갖지 말라고 했던 이사에게 "방문진이 대주주로서 MBC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묻는다면 이번에도 기자의 편견을 지적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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