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달던 부의 상징 접시안테나, 400만 고지 눈앞"

"아파트에 달던 부의 상징 접시안테나, 400만 고지 눈앞"

대담=신혜선 정보미디어부장, 정리=강미선 기자
2012.07.23 05:00

[머투초대석]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하루하루가 전쟁…위성방송 가치 재창출할 것"

아파트에 주황색 접시가 처음 등장한 10년전. 기존 안테나와는 전혀 다른 접시 모양의 '디지털위성방송' 수신 안테나는 '부'의 상징이었다.

올 6월말 이 접시를 단 가구는 무려 346만여가구로 늘어났다. 디지털위성방송이 그만큼 대중화된 것이다. 개국 10주년을 맞은 KT스카이라이프도 이용가구수 증가만큼이나 성장했다. KT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됐다.

하지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케이블TV사업자가 주도하던 유료방송 시장의 한축을 맡으며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였다. 올 3월 취임한 문재철 사장(사진)이 금방이라도 '전쟁터'에 나갈 태세인 이유다.

문 사장은 취임 이후 업무 중에는 늘 설치기사들이 입는 작업복 차림이다. 집무실 옷걸이에 걸려있는 모자에는 '400만 돌파'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연말 가입자 목표를 문 대표가 한 땀 한 땀 수를 놓았다.

신임 사장의 열정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6월 한달간 늘어난 가입자는 5만명 이상.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에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돌고 있다. 경쟁업체인 케이블TV와는 DCS(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 없이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의 합법성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고, 지상파 방송 SBS사와는 밀고 당기는 재송신료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지난 10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 어느정도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지만 여기서 방심하면 시장이 바로 외면할 것"이라며 "스마트시대에 위성방송이라는 플랫폼의 가치를 재창조하겠다"고 말했다.

-방송 개국 10년이다. 지난 10년을 평가한다면.

▶국내 최초로 디지털 방식과 방송·통신 융합을 표방한 데다 굴지의 대기업, 언론사들이 주요주주로 참여하면서 출발 당시 시대가 컸다. 하지만 다양한 주주에 구심점을 찾지 못해 시장안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의 성장 모멘텀을 가져온 것은 KT와 만든 결합상품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IPTV)'다. 명품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이 7~8년 고생을 끝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금은 50초마다 가입자가 한명씩 순증한다. 완전히 턴어라운드했다.

-'OTS'가 시장에서 돌풍이다. 최대주주인 KT와의 시너지 효과인가.

▶강력한 지배주주인 KT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봤더니, KT라는 회사의 창고에는 없는 게 없다. 옛날의 유·무선 통신 관련 기술들과 노하우, 각종 자산이 널려있다. 이것을 찾아내서 스카이라이프의 미디어와 결합하면 상상을 뛰어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OTS는 그 시작이었고 이제 결실이 눈앞에 보인다. OTS 인기가 지속되는 것은 사용자에게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OTS'에 이어 이번엔 'DCS'를 놓고 케이블 등 경쟁사업자들과 이른바 '접시전쟁'을 벌이고 있다. DCS가 불법이라는 경쟁사들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집안에서 선없는 전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쓴다고 하면 그것을 핸드폰이라고 말할 수 있나? 유선으로 전화가 오면 집안에서 와이어리스(wireless) 전화기 들고 주방에서 요리하면서 통화하는 거다. 이런 서비스는 결국은 소비자가 최종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지, 그 무선 전화기를 핸드폰 아니냐고 주장할 수는 없다.

위성으로 신호를 받아서 접시에 의존하지 않고, 벽을 뚫지 않고, 음영에 가려서 수신이 힘들었던 지역에 서비스를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고민해 융합의 진화를 이뤄낸 것이다. 법적검토도 다 마쳤다. 모든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 마다 법에 있냐없냐 하다보면 언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창의적으로 전진해나갈 수 있겠나. 기술의 진화를 여러 가지 규제나 환경,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SBS 등 지상파 재송신료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시장 논리다. 구매자는 싸게, 판매자는 비싸게 팔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격은 상호 흥정이 돼야하는데, 지금처럼 강자가 독식하듯 시장을 몰아가면 생태계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

지상파는 좋은 인력과 환경, 막대한 투자를 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보니 모든 것이 지상파 중심의 과점 상태로 돼 있다. 거기에 신생 MPP(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확장으로 지상파와 주요 MPP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다. 이들이 콘텐츠 비용을 독식해나간다면 나머지 신생 독립 PP들의 설 땅이 없어진다. 강자의 독식을 완화시키고 약자를 배려하면서 끌어가는 게 스카이라이프와 같은 플랫폼의 책무이자 미디어산업에 기여하는 것이다.

-취임 이후 조직변화가 크다.

▶취임직후 260개 이상의 혁신과제를 하달했고 서너달 사이 87% 완수됐다. 나머지는 중장기적 과제들이다.

직원 인당 매출이 14억원 넘는다. 삼성전자에 버금갈 정도로 효율성이 높다. 다만 우리에게 없는 것은 시장이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우리의 가치를 평가받을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 자체 연구소인 R&D(연구개발)캠퍼스를 발족시킨 것도 그런 이유다. 각종 수신기 자산에 대한 혁신방안도 강구 중이다. TF팀만 5~6개 만들었다. 직원들은 1인분 하다가 3~4인분 하려니까 힘들거다. 하지만 보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상장(공모가 1만7000원)한 뒤 1년여가 됐다. 주가수준(20일 종가 2만5900원)은 만족하나.

▶지금 주가에 '0'이 하나 더 붙어야 한다. 상장 당시 월 순증 가입자가 6만, 7만까지 치솟으면서 기대가 컸던 터라 올해 1분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다보니 주가도 고점대비 33% 정도 하락했다. OTS가 생명을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취임 이후 영업현장을 점검하고 있고 다시 증가세가 빨라졌다. 가입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최후 목표는 아니다. 그만한 이유와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 다른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로 평가받겠다는 뜻인가.

▶기술과 소비자 기호는 순식간에 바뀐다. 쓰나미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TV에 포털 기능을 적용한, 영역을 뛰어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4분기 이전에 시범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인터넷포털이 미디어로 진입하려는 것처럼 우리는 미디어에서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포털로 가는 시도를 할 거다. 색, 이메일 등 전통적 포털 영역을 뒤쫓는 게 아니라 방송으로서, 위성미디어로서 할 수 있는 포털서비스를 지향한다.

-일종의 스마트TV 서비스를 말하는 것인가?

▶전통적으로 방송을 보는 게 아니라, 유저들이 인터넷포털처럼 쓰고 보고 즐기고 전자상거래도 하는 서비스다. 포털사이트 하루 접속률을 2500만번 이내라고 본다면 우리는 방송을 통해 채널 검색하는 숫자로 4000~5000만 채널 검색이 이뤄진다. 그 채널을 변화시킬 때마다 정보가 담기고, 새 창으로 갈 길이 있다면 포털 서비스가 된다. 차이점은 우리 고객은 수신료를 내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포털과 달리 충성도가 더 높다는 거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중장기적 경영목표는.

▶플랫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가치를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플랫폼은 가입자와 단순한 수신료로 이뤄졌지만 이젠 OTS처럼 명품 융합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 여기에 위성방송이 스마트미디어로 정착이 되면 스카이라이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회사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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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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