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역삼동의 한 고층빌딩 22층. 사람들이 확 트인 창문 너머 풍경을 보면서 점심을 먹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은 아니다. 평범한 사무실에서의 점심이다. 직장인 대부분이 부러워하는 구글 점심이다.
미국 본사처럼 '없는 게 없는' 식당은 아니지만 뷔페로 차려진 구글코리아 점심도 다른 구내식당은 물론 웬만한 음식점보다 훌륭한 메뉴와 맛을 자랑했다.
구글 점심은 구글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복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구글코리아 직원들은 점심 약속을 회사 사무실로 잡는 경우가 많다. 구글코리아를 나간 직원도 구글 점심은 그립다고 했다. 다른 회사 직원들이 구글 점심을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10여명의 모바일앱 회사 사장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구글 점심은 화제였다.
직원 복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사장들이 너도나도 직원들 점심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대부분 직원 점심은 돈으로 준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 물가가 하늘을 찌르는 요즘같은 시국에 한끼 점심값으로 맛있게, 푸짐하게 먹을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리 없다. 어느 기업은 주변 식당과 연계해 점심을 제공해봤지만 직원들은 금세 불만을 토로한다고 했다.
모바일앱 회사 사장들이 직원 점심까지 신경 쓰는 이유는 비록 한끼 식사지만, 이에 대한 만족도는 직원 복지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능력 있는 직원들을 대기업에 빼앗기지 않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한 모바일앱 회사 사장은 1년새 직원수가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아직도 전 직원과 점심을 함께 먹는다고 말한다. 어떤 회사 사장은 주기적으로 직원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어떤 회사 사장은 워크숍을 제주도로 가는 등 사기진작에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한다.
사장이 직원 복지에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기업 이직에 대한 이들 기업의 고민은 그야말로 '노심초사' 수준이라는 점에서 안쓰럽다. 오죽하면 "직원들을 빼앗길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 좀 더 나은 모바일앱 개발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푸념이 나올까.
근원적으로 대기업으로 이탈을 막을 순 없다. '구글같은 점심'을 주지 못하는 영세 개발업체 사장들의 최소한의 직원 복지에 대한 고민 역시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