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한 해는 우리나라 방송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일이 있다. 바로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을 전면 종료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역별 순차적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해왔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우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됐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큰 혼란 없이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았다. 심지어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됐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던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는 90% 이상의 시청자들이 케이블TV와 같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방송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수도권이다. 12월31일 새벽 4시가 되면 수도권 지역의 지상파 아날로그방송 신호공급이 중단된다. 그동안 지방에서 아날로그 종료를 해 왔기 때문에 많은 경험이 쌓였지만, 인구 절반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 특성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이처럼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면서까지 디지털방송으로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일까.
디지털방송 전환의 목적은 국민 누구나 선명한 HD화질(고화질)의 다채널 양방향 방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80년대 흑백TV 시대를 뒤로하고 컬러TV 시대로 넘어 온 것처럼, 디지털 전환도 방송의 미래를 향해 내딛는 하나의 큰 걸음이다.
그런데 디지털시대로 가는 여정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지상파 아날로그의 종료에도 불구하고 HDTV를 보유하지 못한 가구나 1000만여 아날로그케이블TV 가입자 등은 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로 변환해서 시청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HD방송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화면 비율 왜곡 현상 등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시청자들은 디지털방송 소외계층으로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국민들이 진정한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을 수 있도록 케이블업계는 투자와 혁신을 통해 빠른 시일 내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률이 매우 높은 국내 상황에서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은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리얼 디지털(Real Digital)' 시대를 열기 위해 몇 가지 간과해선 안 될 일들이 있다.
첫째, 유료방송 디지털전환 특별법의 도입이다.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 지상파방송 직접 수신 가구 외에는 정부의 디지털전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난시청문제 등으로 유료방송을 이용해 온 시청자들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저소득층까지도 디지털전환 지원 대상에서 배재돼 왔다.
이들에게 디지털방송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도록 시청자를 지원하고, 사업자에겐 지원과 의무를 규정하는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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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디지털방송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유료방송이 양방향 고품질로 발전해가는 추세지만, 취약계층을 위해 저렴한 디지털방송을 보급하는 방안도 나와야 한다. 지금 논의되는 클리어쾀TV(셋톱박스 없이 디지털케이블 방송을 볼 수 있는 TV) 도입 등이 디지털 전환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대책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방송 전환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불균형을 해소하고, 공정경쟁을 통한 콘텐츠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오랜 기간 미뤄 온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입자 점유율 제한 등 유료방송 비대칭 규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 또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사업자들이 콘텐츠 중심, 서비스 중심의 경쟁을 지향할 수 있도록 유도해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국민 모두가 고화질 디지털방송을 즐기고, 사업자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를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