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남는자와 떠나는자

[현장클릭]남는자와 떠나는자

성연광 기자
2013.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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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과 사업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 밥그릇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공무원들의 진정한 모습이냐."

지난 1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양문석 상임위원이 회의 말미에 느닷없이 꺼내든 얘기다. 방송정책 대부분이 미래창조과학부(미창부)로 이관되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방통위 사무국이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양 의원은 "도둑놈들한테 자기 밥그릇까지 들고 나가는 행태를 방통위 주류들이 보이고 있다"며 일부 방통위 공무원들의 실명까지 직접 거론했다. 회의장이 순식간에 술렁였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방통위 직원들의 작품도 아닌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연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야 소동이 마무리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안이 확정되면서 방통위 직원들은 어느 부처보다 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정보통신부가 해체됐던 5년전을 '데자뷰'한다.

달라진 점은 그때는 떠나는 이들이 '사지'로 가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방통위에 남는 이들이 '사지'에 남겨지는 분위기라는 차이다. 미창부로 ICT(정보통신기술) 업무가 이관되면서 방통위 조직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니 남겨지는 이들 입장에선 더욱 불안할만 하다.

하지만 미창부로 간다고 과연 ' 미래'가 보장될까. 이미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과학기술계에선 미창부를 주도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박근혜 당선인이 애초 강조한 주류도 ICT 보다는 과학이었음이 사실이다.

더욱이 현재 행안부 주도의 업무분장 논의를 보면, 인수위가 '선언적'으로 말한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는 그야말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경부나 문화부쪽의 ICT 업무가 애초 기대보다 적게 이관될 분위기다.

"그저 더 큰 조직에서 일하면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이겠죠. 합의제 위원회에서 5년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적응안된 것도 사실이고." "(미창부)가 세종시로 갈지도 모르는데다 위원회 업무가 더 편한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하다 못해 승진 기회라도"

공무원 본연의 역할보다 행여 조기퇴직 당하지 않을까, 조기퇴직 당하면 갈 곳은 있을까, 승진에 누락되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된 상황에서 이들은 충분히 부끄러워하고 있다. 칼자루를 방통위가 쥐었다고 착각하지 말자.

서로 '힐링'해도 부족할 때가 아닌가. 더욱 임기가 보장된 상임위원들이야말로 자신들의 역할을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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