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국세시스템에 시중 은행 차세대 시스템까지 수차례 문제없이 개발했던 회사입니다. 시스템 결함 운운하니 참 어이없고 안타깝습니다."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의 로또운영시스템 국산화사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사업 무산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국내 IT서비스회사 관계자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는 꼴이다.
로또 국산화 사업은 2008년 당첨자 조작의혹이 일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외산솔루션에만 의존했는데 2012년 초 예정된 3기 로또 사업자부터는 이를 국산화해서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 로열티도 절약하자는 취지였다. 이에따라 2011년 국내 IT서비스업체인 LGCNS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문제는 이후 복권위의 행태다. 시스템구축을 8개월 앞둔 지난해 3월 별안간 3기 복권 사업자 선정을 1년 연기한 것. 업체로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격이다.
복권위측은 "국산복권시스템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해 연기했고 차기복권수탁사업자 선정도 여기에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LGCNS와 어떠한 상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었다고 한다. 결국 해당사는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했다.
완성되지도 않은 시스템을 두고 결함가능성을 주장하는 것도 상식 밖이다. 게다가 LGCNS는 전국민을 대상으로하는 국세시스템과 은행시스템을 수차례 개발한 경험이 있다. 복권위는 아예 기존 2기 시스템 구축사인 외산업체에 국산시스템 검증을 맡기기까지 했다. 사실상 국산화 사업포기 수순을 밟는 것이다. 애초 국산화 사업을 왜 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이쯤되면 사업자선정에 뭔가 다른 배경이 있다는 의심을 살수밖에 없다. 어떤 사업이든 피치못할 사정으로 연기할 수 있다. 다만 적절한 설명과 협의, 그리고 보상책이 필요하다. IT서비스사로서는 사업이 1년 연기되면 개발인력도 묶이게 되고 다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IT업체는 봉이 아니다. 정부가 IT살리기 정책을 펼치기 앞서 당장 자신들부터 생각을 고쳐먹어야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복권위는 로또국산화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명해야한다. IT서비스 업체를 탓하는 것은 너무나 억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