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ICT정책 '일자리 창출형 벤처·SW 생태계 조성'에 방점…"일단 듣고 배운다"

"인텔의 랩렛(Lablet)같은 오픈형 이노베이션(개방 혁신) 정책이 어쩌면 국내 벤처 정책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지난 22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광화문 사무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실국장들로부터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던 중 김 후보자가 던진 조언이다.
그가 말한 인텔 랩렛은 2011년부터 미국 버클리, 카네기 멜런, 영국 캠브리지, 중국 칭와대 등 전세계 유수대학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산학협력 연구소들을 말한다. 각 렙렛 연구 인력들은 해당 대학 교수를 운영책임자로 학생들과 인텔 파견 R&D 인력 등 20~40명 수준.
실리콘밸리에서 이 협업모델은 산학간 개방과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인텔은 외부와의 R&D 협업을 통해 신기술 아이디어와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재들은 창업기회를 확보한다는 것.
인텔 랩렛과 같은 오픈형 혁신모델을 국내 ICT 벤처 및 중소기업 정책에 반영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후보자 역시 '오픈형 이노베이션 전도자'다. 지난 2005년 당시 위기상황을 맞이한 벨연구소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가 시행한 정책이 바로 '오픈형 이노베이션'이다.
외부에 닫혔던 연구소 문을 활짝 열고 글로벌 인재는 물론 다양한 기술들을 흡수해왔던 것. 여기에 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 국가의 연구소 및 민간 기업들과 연구 협력 체계를 확보해왔다.
새 정부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산학연 협력 패러다임을 창업과 신사업 창출로 전환키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과학기술·ICT를 매개로 대학 산학협력단 기능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대학 창업 상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방통위 실·국장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국내 ICT 정책 가운데 벤처 및 SW(소프트웨어) 활성화 정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가 15살 때 맨손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벤처 신화를 이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벤처 활성화 정책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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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업무보고서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을 망설여선 안된다"고 말했다. 단기 융자금에 집중된 벤처 지원 자금을 엔젤투자 등 투자형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그는 비교적 한국이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기술과 시장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ICT 균형 발전 차원에서 SW와 ICT 서비스, 콘텐츠 활성화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는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실국장별로 1대1 식 보고식으로 진행됐다. 그가 미국 벤처 창업부터 벨연구소 사장, 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글로벌 ICT 기술과 시장에서 잔뼈가 굵어온 만큼 업무보고 전 담당 국장들이 크게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는 "업무보고 내용을 끝까지 경청한 뒤 필요한 경우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벤처와 SW 생태계 조성에 대한 그의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