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돈 받은 팬택이 할 일은

[기자수첩]삼성 돈 받은 팬택이 할 일은

이학렬 기자
2013.06.05 05:04

모질라는 4일 폭스콘과 협력해 파이어폭스폰을 만든다는 발표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드는 폭스콘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쟁 제품을 만드는 셈이다.

폭스콘은 이에 앞서 지난달 자체 제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빠르면 이달부터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유독 깊은 신뢰를 보였던 폭스콘이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애플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할 날로 얼마 남지 않았다.

한때 동반자 관계였던 기업들이 등을 돌린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정설이다.

국내에서는 애플과 폭스콘의 경우와는 반대의 사례가 최근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팬택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는다고 깜짝 발표한 것이다.

팬택 입장에서는 자기 살겠다고 경쟁사의 돈을 끌어들인 것이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거래처 없어 질까봐 경쟁사를 도와준 꼴이다.

팬택은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 등 부품을 공급받는 만큼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실제로 팬택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퀄컴의 투자를 받았고 퀄컴은 팬택의 1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팬택이 계속 거래처로 남아있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팬택에 투자했다. 어려움을 껶는 팬택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손을 잡는 경우도 우려사항이다. 팬택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서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토종기업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라며 "한국기업들은 중국 전자기업들과의 일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과 폭스콘이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은 서로 필요해서다. 삼성전자와 팬택도 같은 이유로 당분간 우호관계를 지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언젠가 삼성전자도 팬택에 등을 돌릴 것이다. 부품 팔아서 얻는 이득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이 있음으로써 입는 피해가 커질 때다.

삼성전자가 등을 돌리기 전에 팬택이 할 일이 명확하다. 삼성전자가 새끼 호랑이를 키웠다는 후회가 되도록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호랑이로 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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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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