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기업에 공공IT시장 내줄건가?

[기자수첩]외국기업에 공공IT시장 내줄건가?

조성훈 기자
2013.06.28 05:55

정보미디어부 조성훈 기자

"대기업 공공IT 참여제한 조치가 시작된지 반년이 됐는데 뭐가달라졌나 보세요? 대형 IT업체들이 빠지니 외국업체들이 판치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사라지니 늑대가 나타난 격입니다. 외국IT회사들은 공공인력 확충에 정신이 없습니다."

한 중소IT서비스업체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은 하소연을 쏟아냈다. 대기업참여가 배제된 가운데 SW(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은 고사하고 국내기업만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지적이다.

올초 국민연금관리공단 데이터센터 이전 컨설팅사업은 한국IBM이 수주했다. 전례상 향후 수백억대 본사업의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8월 나주로 이전하는 한국전력공사의 470억규모 데이터센터 이전사업에 대한 한국HP나 한국IBM, 한국EMC 등 외국계 기업의 관심은 엄청나다. 일본히다찌와 LG의 합작사인 LG히다찌나 AT커니가 인수한 대우정보시스템, 일본 자본이 대주주인 상용정보통신 등이 국내기업을 앞세워 공공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발주처인 공공기관들의 고민도 크다. 고도화된 시스템 개발을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수행할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안전행정부측은 "공공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PMO(프로젝트관리조직)같은 대안을 마련했으니 안심하라"고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조차 미덥지않다는 분위기가 많다.

대기업이 아닐 바에야 차라리 안정성과 신뢰성이 검증된 외국계회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일부기관들은 대기업 참여가 가능한지 예외조항을 검토하거나 발주자체를 늦추면서 대안을 모색중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대기업 대신 중소중견IT기업과 전문SW기업들을 키우자는 'SW(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IT서비스업체 1위인 삼성SDS는 국내사업 포기를 선언했고, 다른 대기업들도 해외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은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왜곡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행 6개월이 지나면서 국내기업의 역차별과 같은 부작용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당초 취지대로는 운영되는지, 혼란과 부작용은 없는지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 점검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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