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 최초만 좇는 삼성-애플

[기자수첩]세계 최초만 좇는 삼성-애플

이학렬 기자
2013.10.11 05:06

삼성전자(222,000원 ▼2,500 -1.11%)가 10일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다.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가 있지만 커브드 스마트폰만의 새로운 UX(사용자경험)은 빠져 있다는 것이 평가다.

문지욱 팬택 부사장은 10일 커브드 스마트폰에 대해 "디자인에서 새로운 시도는 좋지만 고객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 지 봐야 한다"며 "기존 (일반적인 평면) 스마트폰의 장점을 희석하면 안된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3'와 함께 선보인 웨어러블 단말기 '갤럭시 기어'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삼성전자가 혁신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누구는 "살 필요가 없다"고 혹평했다. 이유는 편의성과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삼성전자 제품 뿐만 아니다. 애플이 '아이폰5S'에 적용한 64비트 칩 'A7'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SW(소프트웨어)와 HW(하드웨어) 진화의 미래라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퀄컴 임원은 "마케팅 눈속임일 뿐이고 소비자 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팬택의 문 부사장도 "PC에서도 비트가 남는 등 64비트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며 "64비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의심"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을 이끄는 대표적인 회사로 소비자를 가장 우선시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계 최초'에 더 집착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를 위한 혁신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혁신에만 집중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리는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세계 최초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 스마트폰 '갤럭시S4 LTE-A'를 내놓기 앞서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는 대게 자신이 무엇이 원하는지 모른다.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곤 했다.

삼성전자의 장점으로 '패스트 팔로우'를 꼽는 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팔로우하는 것은 애플이 아니라 시장이자 소비자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가 되면서 더이상 시장을 '팔로우'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를 따르지 않고서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마케팅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이거다'라고 속일 수 있지만 똑똑한 소비자가 계속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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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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