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사이언스-29]스크린에서 만나는 로봇 '어제와 오늘'

미국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이 무인기(드론·Drone) '옥토콥터'를 이용한 '무인택배' 경쟁에 불길을 당기면서 실생활에 응용될 로봇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제프 베저스 CEO(최고경영자)는 아마존닷컴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드론이 10마일(16km) 범위 안에서 5파운드(2.27kg) 이하의 상품을 30분내 노란색 통에 담아 고객 집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을 4~5년 내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독일 종합물류기업 DHL도 택배드론 '파켓콥터' 시범 운행에 성공, 무인택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파켓콥터는 3kg 가량의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차량 접근이 힘든 지역에 의약품 등 중요 물품을 배달하는 게 주임무다.
로봇기술 산업화가 물류 등 생활과 아주 밀접한 분야로 녹아들면서 이런 모습은 최근 스크린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극장에서 안드로이드로봇(휴머노이드)은 지금껏 살생용이나 가사도우미 정도로만 그려져 왔다. 인간형 로봇을 다룬 '바이센테니얼 맨'(1999)과 '아이, 로봇'(2004)처럼 열 손가락에 꼽는 로봇SF영화 명작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하지만 최근 개봉작에서 만난 로봇은 옛 모습과 확연한 차이를 엿보인다.
예컨대 2154년 후 지구를 배경으로 한 '엘리시움'은 경비·의료·사고처리·서비스 로봇 등 다방면의 쓰임새를 제시해 로봇 사용이 일상화된 미래 모습을 잘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에선 트레이닝 센터에 설치된 광선 로봇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지역별 참가자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향후 스포츠 트레이닝용 로봇 시뮬레이션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 것.
비슷한 예로 '리얼 스틸'를 들 수 있다. 사람의 동작을 거울처럼 따라하도록 설계된 복싱 로봇 ‘아톰’과 각종 원격 조정이 가능한 이종격투기 로봇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를 겸한 로봇의 새 활용도를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주연배우 톰 크루즈의 명연기가 빛난 '오블리비언'에선 무인 정찰·공격 로봇인 드론이 등장한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하고, 공격용 무기로 지상군 대신 적을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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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상에선 군용 살상용 무인기이나 척박한 환경에서 보여준 드론의 임무수행 능력은 향후 재난대비 등의 용도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기대를 걸게 해줬다.
이렇게 로봇 상용화 구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넓은 범위에서 적용되면서 로봇 진화사는 다시 쓰여지고 있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이제 로봇 기술은 육상교통, 해양·조선, 생활산업, 의료서비스 등의 분야와 융합되고 있는 추세"라며 "옛날처럼 로봇을 엔지니어의 한 분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인택배 로봇에 견줘 주목을 이끌고 있는 분야는 '물고기 로봇'이다. 어황 정보와 천연 해저자원 탐사·개발, 녹조 예방·제거 등에서 그 활용효과가 높아서다. 특히 수중 생태계 변화를 관측하거나 오염물질 무단투기 등 불법행위도 감시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가 개발한 '고스트 스위머'는 해양 감시 등 군사작전에 쓰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해저탐사에 투입된다.
또 미국 버지니아공대가 개발한 해파리로봇 '사이로'는 위장이 용이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영국 에섹스대가 2005년 개발한 피시봇은 스스로 유영이 가능한 세계 첫 지능형 로봇 물고기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물고기 로봇에 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해 영국과 독일 등 해외 물고기 로봇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기술자료로 대우를 받고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은 선박 복합형 로봇 물고기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방향전환이나 수중 역추진, 부상, 잠수 등의 제어기술에서 중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수질관리를 할 수 있는 로봇물고기 원천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생기연은 수중 로봇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해 수중 통신 등의 핵심기술의 개발로 기술 국산화를 이뤘고, 특허출원 및 등록 57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 6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산업 관련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면서 현 상용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미완성 상태에서 (로봇물고기를)선전용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고, 이젠 상용화 시도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