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래창조과학부 일이 잘 진행돼 즐겁게 했으면 기쁜 소식을 많이 전달했을텐데 제가 그렇게 못해서 우울한 기사들 쓰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어쨌든 내년엔 좋은 기사들, 즐거운 기사들 쓸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30일 오후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 한 인사말이다.

이때까지 국회 법안·예산안은 '올스톱' 상태였다. 임시국회 종료일(2014년 1월3일)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야 간 입장차가 여전히 컸던 탓에 진전은 없었다. 모든 부처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애달아 하는 대표 부처 중 하나가 미래부다. 올해 첫 출범한 새 부처 입장에서 어떤 성과라도 보여줘야 하는 데 입이 바싹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날 밤 11시 한가닥 희망이던 본회의 긴급소집에서 쟁점사안을 제외한 주요 법안들을 일괄 처리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민주당 불참으로 무산됐다.
본회의 전 미래부 출입기자단 송년회가 있었는데 이때까지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선 법안이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공영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간 대치국면이 지속된 까닭에 미방위는 원자력 안전 문제 대책 등 법안 283건을 모두 처리하지 못했다.
송년회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행사 중에도 장·차관은 각 국·실장들로부터 귀엣말로 국회 상황을 보고받고, 반응을 살피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즐거운 송년회가 아닌 그야말로 좌불안석이었다.
미래부 고위직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직원들이 올해 3분의 1을 국회에서 보낼 정도였다"고 말했다. ICT(정보통신기술)·과학계를 옥죄던 규제를 풀고 효율적인 제도안을 마련해 창조경제를 이끌 중책을 맡은 미래부가 ICT·과학계 현장보다 국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답답한 광경이었다.
미래부 장·차관이 국회에서서 "올린 법안 중 20~30개 법안이라도 통과시켜달라"고 애원했으나 묵살당했다는 후일담이 들린다.
국회의 정쟁이야 늘 있는 일이지만 민생과 직결된 예산·법안을 볼모로 한 연말 막장 드라마식의 낡은 정치관행 답습은 진짜 끊어낼 수 없는 건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