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뿐 아니라 포켓스톱, 포켓몬 체육관도 등장
'포켓몬 고' 열풍이 거세다.
모바일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된 미국의 경우 포켓몬 고의 하루 이용자 수와 이용시간이 '트위터'를 추월했다.
국내라고 다를 게 없다. 포켓몬 고 서비스지역이 아닌 한국에선 해외사이트를 통해 APK(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확장) 파일을 내려받거나 해외 앱마켓을 통해 게임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강원도 속초에서 포켓몬이 출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속초행 고속버스 예약이 급증할 정도로 포켓몬 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포켓몬 고가 속초에서 실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일 이후 국내숙박 예약앱 '체크인나우'를 통해 예약된 속초 지역 숙박 건수는 지난주 대비 429% 증가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꿀빵'팀은 지난 13일 '당일치기' 속초행을 선택했다.
☞포켓몬 고
게임 개발사인 나이앤틱이 지난 7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일부국가에 시범출시한 게임. 그러나 포켓몬 GO 서비스 지역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포켓몬 GO를 이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강원도 속초 등 국내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이 출몰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켓몬 GO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속초행을 서두르고 있다.

◇오전 10시30분 : 광화문
출근할 때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다. 속초에서 포켓몬을 사냥하고 다닐 불과 몇 시간 뒤 내 운명을…
그러나 망설일 시간이 없다. 차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 '포켓몬 원정대'를 태우고 속초로 출발했다. 본격 휴가철에 접어들기 전 평일이라 그런지 약 3시간 만에 속초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후 2시20분 : 속초항
게임을 켜고 걸어가자 잠시 후 휴대전화에 진동이 왔다. 낚시를 해보진 않았지만 낚시꾼들이 이야기하는 '손맛'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첫 수확은 포켓몬스터의 상징과도 같은 '피카츄'. 속초항 인근을 정신없이 헤매며 '콘치' '루주라' '잉어킹' '주뱃' 등을 잡을 수 있었다.
정신없이 사냥을 하다 보니 여태 밥을 안 먹은 사실도 까먹고 있었다. 그 때 운명처럼 내 품으로 들어온 포켓몬 '고오스'. 그리고 고오스 뒤로 보이는 '뱃OO' 식당. 그래, 오늘 식당은 여기다.
독자들의 PICK!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꼬부기'가 나타났다. 밥 먹다 부리는 난리통에 식당 아주머니는 가게에 새가 들어온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정신 사납다고 그런 게임 하지 말라는 꾸중과 함께…
◇오후 4시30분 : 속초 엑스포 공원
배를 채운 후 본격적으로 포켓몬 사냥에 나섰다. 속초항에는 생각보다 포켓몬 고를 즐기는 사람들이 안 보여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속초 엑스포 공원.
공원 주위로 10여명의 사람들이 포켓몬 사냥에 열 올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포켓스톱(각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가상 공간)도 존재하고 있었다. 포켓스톱인 '속초 엑스포 공원 분수' 앞에 가자 포켓볼 등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오후 5시30분 : 속초 해수욕장
마지막 결전지는 속초 해수욕장. 해수욕장으로 오는 길에 포켓몬 체육관(포켓몬끼리 대결을 펼치는 공간)에 입장할 수 있는 조건인 레벨 5를 달성했다.
체육관의 새 주인(관장)이 되기 위해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상대는 강했다. 관장이 되기에는 내가 가진 피카츄와 파이리, 꼬부기 등은 너무 약했다.
눈으로 보기엔 평화로워 보이는 해수욕장이었지만 게임 속에선 체육관 관장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관장을 찾아보려 했지만 관장이 너무 세서 졌다는 사람들만 있을 뿐 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보려는 데는 실패했다.
◇오후 7시
시간이 흘러 해수욕도 금지됐다. 약 5시간의 속초 여행을 뒤로 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포켓몬 고의 중독성은 꽤나 강해 보인다. 게임 몇 시간 했다고 차창 밖으로 휴대전화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포켓몬 고를 하는 사람들로 보인다. 무작정 휴대전화만 따라다니다 보니 위험한 상황이 종종 연출될 뻔 했다. 추후 국내에 정식으로 포켓몬 고가 출시되거나 아쉬운 대로 속초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기 위해서는 안전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해 보였다.

◇속초, 그 후…
서울로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한 14일. 다시 포켓몬 고에 접속해 봤다. 전날 속초에서 잡아온 포켓몬들은 여전히 내 포켓도감에 들어 있었고, 레벨도 전날의 5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포켓몬은 '그림의 떡'. 서울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시골에 내려가 채집해 온 곤충들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