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카카오(47,350원 ▼500 -1.04%)는 우려대로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활발히 진행 중이던 쇄신 작업과 중앙집권체제로의 전환에 차질이 예상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시10분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있다"며 김 창업자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자는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구속영장 결과를 기다리던 중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지난해 2월 하이브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올린 혐의를 받는다.
김 창업자의 구속에 카카오 내부는 초긴장 상태다. 김 창업자가 지난 18일 각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과 CA협의체 위원장들을 모아 임시 그룹협의회를 진행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나온 정신아 대표의 말을 사실상 전사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당시 "엄중한 현실 인식에 따라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없이 본업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계열사 대표들도 회의에 참석했던 만큼 카카오 계열사 관계자들은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정 대표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잘 끌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창업자의 구속에 따라 카카오의 향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카카오가 쇄신을 선언하면서 기존 자율 경영 체제에서 중앙집권 체제로 체질을 개선 중이고 이에 따라 사업 방향이 바뀐 것도 많은데 그 중심에 있는 김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창업자는 현재 경영쇄신위원장이자 정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었다.
특히 카카오 계열사들이 준비 중인 해외 사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올해 북미 웹툰 사업 확장에 주력 중이다. 이 회사 음악 사업의 경우 올해 하반기 글로벌 확장에 초점을 맞춰 아티스트들의 월드 투어, 해외 앨범 발매 등 글로벌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유수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 현지 IP 제작 및 글로벌 음악 유통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11,830원 ▼150 -1.25%)도 올해 하반기 글로벌 신작들을 공개하며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해외 유망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스톰게이트'를 시작으로 도트 기반의 액션 RPG(롤플레잉게임) '가디스오더',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 IP를 활용한 '발할라 서바이벌' 등을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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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창업자의 구속으로 이런 해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은 전부 CA협의체를 통하도록 했는데 협의체의 주요 구성원인 김 창업자가 부재하면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창업자가 기소돼 재판받게 되면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려워지고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데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가 생기고 김 창업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중앙에서 사업 방향성을 수정한 것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