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시 최대 197조 손실…"해외 의존도 높아진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시 최대 197조 손실…"해외 의존도 높아진다"

이정현 기자
2026.02.03 15:55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2026.02.03./사진=이정현 기자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2026.02.03./사진=이정현 기자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는 가운데, 실제 데이터가 반출될 경우 최대 197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에서 CGE(연산가능일반균형모형)을 이용해 연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장 비관적 케이스의 경우 197조38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중립적 케이스의 경우 187조4900억원, 낙관적 케이스의 경우에도 150조68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지도 업계의 국외 라이선스 연평균 로열티는 최대 14조25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정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지금 국외로 반출될 경우 기업들이 국내 R&D 및 제품 고도화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고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지도 업체들이 경쟁에서 밀려나 외국 플랫폼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에 앞서 상호운용을 강화해 전환·대체 가능성을 높이고 플랫폼 공정 경쟁을 이끌어 해외 종속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생태계·시장구조 개선으로 국내 기업 성장 경로를 넓히고 데이터 위험 등급 부여로 사고 기대손실과 신뢰 비용을 관리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주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제 지도는 단순히 지도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데이터 주권, 소버린 AI와 관련된 이슈"라며 "구글 같은 AI 대기업은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찾으려고 많은 돈을 들인다. 공간정보를 제미나이에 학습시켜 전문가를 만들고 있는데 고정밀 지도 데이터처럼 검증되고 정확한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준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도 "지도는 이제 국가 인프라"라며 "자율주행이나 로봇, 스마트 시티 같은 국가 기본 인프라의 레이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도로나 통신 등 기본 인프라를 해외 사업자에 의존하는 국가는 없다. 특히 재난 안전 분야에서 지도 오류 갱신에 지연이 생긴다면 사고, 비용, 책임으로 직결된다. 어디까지 해외 플랫폼에 맡길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공간정보 전문 기업 이지스(8,150원 ▼500 -5.78%)의 박광목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면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얻는 게 어려웠던 나라가 대만과 인도"라며 "대만은 중국과의 분쟁이 있고 인도는 2008년 뭄바이 테러 당시 테러범들이 구글 지도를 사용해서 그랬다. 구글은 지금 미국 국방성과 고정밀 지도로 드론이 타격할 수 있는 AI를 만든다. 혈세로 만든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그런 용도로 쓰도록 내주는 게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2007년 우리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불허 당한 뒤 2016년 한 차례 더 반출을 요구했다. 당시 정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한 끝에 안보 이유로 또다시 불허했다. 구글은 지난해 다시 한번 반출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달 반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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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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