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사이버' 확산…한국 AI·우주 프로젝트도 '변수'

이란 전쟁 '사이버' 확산…한국 AI·우주 프로젝트도 '변수'

김평화, 박건희 기자
2026.03.03 04:27

[미국·이스라엘, 이란 공격 여파]

[베를린=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앞에서 이란 국적 사람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02. /사진=민경찬
[베를린=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앞에서 이란 국적 사람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02. /사진=민경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동시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병행된 정황이 드러났다. 물리적 타격과 디지털 마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전' 양상이다.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IT·보안 산업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직후, 이란 정보통신부는 국가 기간시설 등을 겨냥한 전방위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며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홈페이지에는 폭격 약 1시간 뒤 정권을 비판하는 기사와 출처 불명의 사진이 게시됐다. IRNA는 해킹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파르스 통신, 타스님뉴스 등 주요 매체도 한때 접속이 차단됐다.

인터넷 감시 단체 넷블록스는 이란 전체 인터넷 연결성이 약 4%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국 단위 디지털 마비 상태다. 주요 정부기관과 언론사 웹사이트는 디도스 공격을 받아 접속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 공격은 병력 투입 없이도 상대 국가의 행정·경제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공격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고,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력·금융·통신·교통·언론 등 사회 기반시설이 모두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만큼 서버와 데이터는 새로운 전략 목표가 됐다.

실제 전례도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정부기관과 통신망을 겨냥한 해킹이 선행됐다. 2010년 이란 핵시설을 노린 스턱스넷 공격은 폭격 없이 산업 설비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쟁의 전장은 이미 물리적 공간을 넘어섰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쟁 당사국은 아니지만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간접 표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과 공공기관 전산망은 우선 점검 대상이다. 대형 은행과 증권사, 전자정부 시스템, 지자체 행정망이 흔들릴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크다. 이동통신망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도 핵심 인프라다. 기업 업무 시스템 상당수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공격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정유사 설비 제어망, 항만 물류 시스템, 발전소 운영망 등 산업 제어 시스템 역시 잠재적 표적이다. 국내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은 지정된 것만 수백개다. 서버와 네트워크까지 포함하면 수천개에 이른다.

중동 현지에 진출한 국내 IT·딥테크 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UAE(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한 한 기업 관계자는 "선적 일정이 확정돼야 하는데 계속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포워딩 업체와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대형 AI·우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UAE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AI 인프라 구축 사업에는 수십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 AI 연구개발과 인프라 협력에 참여하기로 했다.

우주 분야 협력도 확대됐다. 한국이 개발 중인 위성항법시스템 KPS의 지상 감시국을 아랍에미리트에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국내 발사체 기업의 현지 발사장 구축과 위성 탑재 협력도 협의됐다. 사우디와는 위성 발사와 심우주 기술 협력이 추진 중이다.

다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지역에 계획된 AI·우주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현지 기업 관계자는 "국제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변수가 많다"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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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박건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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