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가 2개 분기 연속으로 2조원이 넘는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다. 위약금 면제조치 등 해킹사고 보상 조치가 시행되자 '가입자 쟁탈전'을 벌인 탓이다. 문제는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출혈 경쟁에 그쳤다는 점이다. 3사는 소모전을 끝내고 AI 등 미래 먹거리로 중심축을 옮길 전망이다.
13일 SK텔레콤(105,800원 ▲2,400 +2.32%)·KT(59,300원 ▼600 -1%)·LG유플러스(15,490원 ▼240 -1.53%)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 3사는 총 2조430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가 6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고 SKT와 KT는 각각 7408억원, 6873억원으로 같은 기간 7.1%, 9.9% 증가했다.
5G 통신이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3사 마케팅비는 2023년 1조9000억원대에서 2024년 1조8000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SKT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부터 다시 오름세다. 위약금 면제 조치를 틈타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마케팅비를 집행해서다. 구체적으로 2024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각기 1.6%, 3.9%, 1.7%, 0.3%, 1.0% 감소했으나 SKT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는 각기 3.0%, 3.3%, 15.9% 증가했다.
이용자에게 지급한 보조금은 약정 기간에 걸쳐 상각(배분)한다는 특징이 있어 3사 마케팅비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장부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KT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해킹 보상 조치 비용 일부가 편입되면서 증가 폭이 크다.
현재까지 승자는 LG유플러스다. 올해 1분기 LG유플러스의 전체 모바일 가입 회선은 3093만1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경쟁사 위약금 면제 조치의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도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받고 있지만 아직 수사 중이다. 최근 불거진 IMSI(가입자식별번호) 논란으로 인한 유심 무료 교체는 이용률이 낮아 비용 소모가 적다.

문제는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다 보니 가입자 쟁탈전이 '출혈 경쟁'에 그쳤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 휴대전화 회선 수는 총 5746만개로 인구수를 뛰어넘는다.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세 회사가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세 회사 무선 부문 매출 합은 각기 6조 155억원, 6조 897억원, 5조 6353억원, 6조 271억원, 5조 9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1.0%의 증감률을 보였다.
업계는 연쇄 보안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마케팅비 경쟁도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3사는 마케팅비를 아껴 AI 등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3사 모두 AI나 AI DC(데이터센터) 부문이 무선보다 성장세가 뚜렷했다"며 "마케팅비 경쟁은 보안 이슈로 벌어진 단기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