뺐던 치아를 다시 심는다고요?

뺐던 치아를 다시 심는다고요?

김인수 치의학박사
2013.10.18 10:00

[MT교육 에세이] 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만약 지금 당신의 치아 중 한 개가 손쓸 수 없이 망가지고 흔들려서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발치한 치아를 대체하기 위한 치료로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리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임플란트'를 이야기할 것이다. 요즘은 임플란트가 워낙 대중화가 되었기 때문에 무서운 수술이라거나 굉장히 어렵고 큰 수술이라는 초기인식이 많이 사라졌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임플란트라는 시술이 생소하여 기피하던 때가 있었다.

자연 치아가 충치나 풍치로 인해 심각한 상태가 되어 발치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권하고 설명을 드리면 무언가 못같이 생긴 이물질이 드르륵 내 잇몸뼈에 박힌다(?)고 여겨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지던 시절이 있었다. 임플란트보다는 브릿지(양 옆 치아를 깎아서 연결하는 보철치료)를 택하거나 발치한 상태 그대로 둔 채 지내는 것이다.

피식 웃음이 날 수도 있는 오래전 이야기 같지만 불과 몇 년 전 이야기이다. 그만큼 요즘은 임플란트가 대중화되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여러 가지 수술 방법들과 유용한 기계들이 많이 나옴으로써 시술이 간단해지고 기간도 단축됨은 물론, 시술을 받은 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커 임플란트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히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환자분 스스로가 "치아가 흔들리는 듯 하다"며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겠다"고 아예 자가 진단 후 임플란트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게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삼시세끼 밥 먹는 횟수보다 임플란트를 심는 횟수가 더 많은 치과의사이긴 하지만, 필자의 소견은 어떤 경우이든 임플란트는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는 것이다.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다한들, 이전에 다른 방안이 없어 선택했던 브릿지나 부분 틀니같은 여타 치료들에 비해 좋다는 것이지, 자기 치아보다 좋을 리는 만무하다.

사실 치아의 상태가 많이 심각하다 하더라도 치주(잇몸)만 건강하다면 치아의 생존 가능성은 높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조골의 손실이 있는 치아도 살려서 쓰는 마당에, 무작정 치아를 빼기에 앞서 가능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볼 만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자연치아를 살리는 방법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치아재식술이다. 치아재식술이란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의 뿌리 끝에 염증이 생겼거나, 뿌리 끝 염증 제거술(치근단 절제술)로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발치를 선고받은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해당 치아를 발치한 뒤 그 치아와 치아가 있던 자리의 염증을 외부에서 직접 눈으로 봐가면서 제거하여 재발의 위험에 대처하는 치료이며, 발치했던 치아는 다시 제자리에 잘 넣어 고정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뿌리 끝 염증을 제거하기 위한 신경치료는 발치 전 치아를 살리는 방법으로 시행되고는 있지만, 의사의 눈으로 치아 속 미세한 신경관까지 직접 보면서 치료할 수는 없어 감각과 기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 치료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각한 케이스의 경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치아재식술은 문제의 치아를 발치해 직접 보면서 치아 주변뿐만 아니라 치조골 속의 작은 염증조직까지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완벽한 시술이 가능하고 예후도 좋다고 볼 수 있다. 뽑아야만 할 줄 알았던 소중한 내 치아를 치아재식술로 인해 불편함 없이 잘 쓰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환자분과, 동요도는 온데간데 없이 단단하게 붙어 건재한 치아를 보고 있노라면 더없이 뿌듯하다.

하지만 치아의 상태에 따라 신경치료가 되어 있거나 약한 치아일 경우 치아재식술의 가장 첫 단계인 발치 도중 치아가 부러져버릴 수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파절 없이 재식술에 성공했다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다시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치과의사 입장으로선 임플란트가 뒤탈(?)없이 간단명료하고 쉬운 과정일 수 있다.

또한 환자의 입장에서도 임플란트가 더 수월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의사와 치료를 받는 환자가 어느 쪽에 가치를 두느냐가 중점이 될 것이다. 의사와 환자 모두가 자연치아를 살려내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서로간의 신뢰가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본인은 의사라는 이름으로 임플란트라는 최후의 카드 옆에, 찬스와도 같은 '치아재식술'이라는 카드를 쥐어 줄 뿐이다. 어떤 카드를 내밀지는 본인의 결정이지만 말이다. 손 안에 쥐어진 두 장의 카드. 당신은 어떤 카드를 내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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