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심기만 하면 땡?

임플란트, 심기만 하면 땡?

김인수 치의학박사
2013.10.25 10:00

[MT교육 에세이] 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고령화 사회가 지속되면서 치과에서도 자연스레 노인 치과 치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양질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해지는 추세인데, 필자가 개원한지 20년이 지나다보니 그러한 치과치료의 변화와 흐름이 피부에 선명하게 와 닿는다.

충치 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아말감' 치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점들이 부각되고, 그에 따라 비용 면에서 꽤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진'을 더 선호하게 됐다. 그처럼 치과 치료에도 마치 유행처럼 변해가는 흐름이 있기 마련인데, 필자는 그 중에서 변화가 가장 뚜렷하고 확실한 것이 바로 '임플란트에 대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실례로, 십여 년 전까지는 어르신께 임플란트를 권해드리면 "살날이 얼마나 남았다고 그런 큰 수술까지 해가며 돈을 쓰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적잖았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 때와 같은 연배의 어르신께서도 주저 없이 임플란트를 선택할 만큼 보편화되었다. 노인들에게 흔한 치주염, 즉 풍치(치주질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치아를 잃었을 때 '임플란트'는 다른 치아를 건드리지 않고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환자분의 만족도 또한 높아 상실 치아를 대체해주고 기능을 회복하는 보철치료로써 당당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브릿지(치아가 상실되었을 때 양쪽 인접 치아를 깎아 연결하는 보철 치료)나 틀니는 상대적으로 그 수요가 줄고 있다. 임플란트는 브릿지처럼 문제가 없는 멀쩡한 옆 치아를 깎는 일도 없고, 틀니처럼 말할 때마다 덜거덕거리고 탈·부착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는지라 만족도나 비용 면에서 환자에게 매우 효율적이기도 하고,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다른 치료보다 간단명료한 시술로 여겨질 수도 있다.

물론 임플란트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브릿지와 틀니로 많은 분들이 '씹는 즐거움'을 되찾아가셨다. 지금도 여전히 임플란트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가지시거나, 치조골이나 다른 구강내 상태가 임플란트를 하기에 부적합하거나, 전신적인 질환의 문제로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환자분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서는 아직도 브릿지나 틀니치료가 시행되는 만큼 이 또한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임플란트의 장점이 절대적이고 다른 치료와의 비용 차이가 매우 큰 것도 아니라서, 결과적으로는 대부분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추세가 된 것이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초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비용도 낮아졌고, 여기저기 임플란트를 하지 않는 치과가 없는 만큼 접근성도 좋아졌다. 좋은 치료를 누구나 편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나, 이런 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기가 너무나 쉬워지다보니 자연치아의 소중함을 간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말 그대로 "빠지면 심지, 뭐"하는 안일한 생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는 치료로써, 현존하는 치료법 중 가장 완벽하다는 임플란트. 그렇다면 과연 임플란트 식립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자 종착역일까.

필자가 자연치아의 소중함에 대해 누누이 강조하지만 차선책으로 임플란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 임플란트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점이나 질문들을 받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한 질문은 단연 '임플란트의 수명'에 대한 것이다. "임플란트는 타이타늄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한 번 심으면 평생을 영구적으로 쓰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시술하는 치과의사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결론부터 답하자면 임플란트의 수명은 "반드시 영구적이지는 않다"이기 때문이다. 신이 만들어준 내 '자연치아'도 본인의 관리 부실로 평생을 못 쓰고 임플란트 등의 치료를 하는 마당에, 사람이 만든 인공 대체물인 임플란트를 어떻게 평생 쓸 수 있겠는가. 자연치아도 사고나 관리 소홀로 발치하게 되는 것처럼, 임플란트 또한 식립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임플란트 역시 치아처럼 치조골에 식립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이타늄이라는 재료 성질상 임플란트 자체에 충치가 생길 일은 없다하더라도 기반이 되는 땅이 무너지면 흔들릴 수 있듯이 최악의 경우 임플란트를 발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임플란트 주위 치주에 염증이 생기는 '임플란트 주위염'은 자연치아에서 볼 수 있는 치주염과 비슷하나 증상의 발현은 오히려 자연치아보다 늦고, 자각증상이 전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치과를 찾은 때에는 이미 심각한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결국은 임플란트 자체의 문제보다는 주위의 치주, 치조골의 문제로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 말을 달리하면 치주, 치조골의 관리만 잘 이루어져도 임플란트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예전 칼럼에서 다룬 '보철물의 수명'처럼임플란트 수명 역시 관리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반영구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만 봐도 이 반영구적이라는 표현을 두고 임플란트가 영구적이다, 아니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속 시원히 명확한 답을 내어주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정확히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검진과 구강 청결 유지에 신경을 써서 오래도록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임플란트가 영구적인 것일 테고, 애써 공들여 식립한 임플란트를 불결한 환경 속에 방치하고 관리를 등한시하는 사람에게 임플란트란 시간낭비, 돈 낭비가 될 테니 말이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치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임플란트를 식립한 후에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으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치과에 발길을 끊는다면, 얼마 못가 그 임플란트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다시 치과를 찾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보철물의 수명에 대해 다룬 칼럼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치료에 '천하무적'은 없다. 임플란트를 심었으니 "이젠 안심이다"가 아니라, 젖니를 영구치로 갈듯 수명이 다 한 영구치를 새로 갈았다고 생각하며 지속적인 검진과 구강 청결 유지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임플란트의 수명. 의사가 아닌 환자 스스로가 결정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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