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한국지사 설립 봇물…자사제품 직접 유통해 수익 올리려는 의도
전 세계 제약회사 매출 30위권인 영국 국적의 다국적 제약사 샤이어(Shire)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금까지 다른 회사에 판매를 맡겼던 의약품들을 직접 유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샤이어 의약품에 대한 판권 이동도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샤이어는 한국 지사장으로 바이엘 출신 문희석 씨를 선임하고 법인 신고도 끝마쳤다. 샤이어의 한국법인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열고 직원들을 모집에 나섰다.
문희석 지사장은 "샤이어의 주요 제품들이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는 물론 먼저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한국 내 판권계약은 확정된 것이 없지만 조만간 국내 법인설립 내용은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이어는 희귀·난치병치료제 전문제약사로 희귀병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엘라프라제'도 개발했다. 신경계, 희귀 질환, 위장관 질환, 내과 질환 및 재생의학 영역의 의약품을 주로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들 치료제들을 바탕으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5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는 18년 동안 16번의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샤이어는 올 초에는 SK케미칼과 제품 도입과 관련한 계약을 맺는 등 한국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샤이어와 도입계약을 맺은 제품에 대한 허가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허가가 완료 되는대로 국내에 해당 의약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어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새로운 ADHD치료제 바이반스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ADHD치료제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희귀병인 고셔병 치료제 '비프리브'의 경우 한국 제약사와 판매를 맺거나 공동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샤이어는 다양한 M&A를 통해 성장해온 회사"라며 "샤이어 한국법인이 한국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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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어 외에도 2011년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샤이어에 앞서 일본 최대 제약사 다케다제약, 미국 길리어드, 이탈리아 메나리니, 스페인 라보라토리 신파 등이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영업을 개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허절벽(오리지널약의 특허가 끝나면서 제네릭이 등장해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국내에서 자신들의 의약품을 직접 팔아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 법인은 중장기적으로 다른 제약사에 내줬던 의약품 판권을 회수해갈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