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쓴 임상기록, AI가 분석…"응급환자 정확히 식별"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소아 응급환자 조기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공동교신저자) 교수 연구진은 AI 기반 소아 응급환자 조기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이창희 고려대학교 AI학과 교수(공동교신저자), 최아름 서울아산병원 연구원(공동1저자), 의료AI 기업 뷰노(19,400원 ▼250 -1.27%)의 김초희 연구원(공동1저자)과의 공동연구다.
연구진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을 컴퓨터가 분석해 의미를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 의료진이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한 증상과 진료 내용을 분석했다. 기존 응급환자 분류가 활력징후나 검사 결과 등 정형 데이터 중심이었다면 연구진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의료진이 기록한 임상 기록에 환자 상태를 판단할 주요 정보가 담겨있단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2012~2021년 국내 한 상급종합병원 소아 응급실을 방문한 18세 미만 소아 환자 8만7759명의 EMR 데이터를 활용, 응급과 비응급 환아로 분류했다. 응급 환아는 혈액 검사·소변 검사·정맥 수액 치료·흡입 치료·응급 약물 투여·입원 중 하나라도 시행된 경우, 비응급 환아는 검사나 치료 없이 경구약 처방 후 귀가한 경우로 구분했다.
이후 의학지식을 학습시켜 만든 한국어 의료 자연어 처리모델(KM-BERT)을 활용해 딥러닝(사람 뇌 속 신경망 구조를 모방해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방법)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추가로 의료진의 의무기록을 마스크 언어 모델(MLM)의 사전 학습 기법을 적용해 사전 학습하는 과정도 거쳤다. MLM은 BERT의 사전 훈련 방법의 하나다. 인공 신경망 입력에 들어가는 텍스트 일부를 임의로 가린 뒤, 이를 예측하게 하는 훈련법이다.
그 결과 딥러닝 기반 자연어 처리 모델은 진단 정확도를 확인하는 통계(AUROC) 성능은 84%, 진단의 정밀도를 확인하는 통계(AUPRC) 성능은 88%를 기록하며 다른 머신러닝 기반 모델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또 현재 응급실에서 널리 사용되는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인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KTAS)와 비교한 분석에서도 AI 모델이 더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배우리 센터장은 "의료진이 작성한 임상 기록을 AI가 분석해 응급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향후 응급실 현장에서 이러한 기술이 활용된다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환자 안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