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절감하는 것이지만 중국의 해외직접투자가 거침없이 늘고 있다. 2004~2013년 연평균 40% 이상 급증했다. 2013년엔 1010억달러(약 101조원)를 기록, 미국 3383억달러, 일본 1357억달러에 이어 3위, 홍콩이 4위인 걸 감안하면 사실상 2위다. 그중 특히 M&A 증가속도가 빨라 2013년엔 해외직접투자의 절반이 M&A였다.
이처럼 중국의 해외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뭔가. 첫째, 원자재와 기술확보를 위한 중국정부의 해외투자촉진정책을 꼽는다. 소위 10차 5개년계획(2001~2005년)때부터 강조한 ‘저우추취(走出去)정책’이 그것이다. 해외투자 때 국내보다 유리한 대출조건 또는 정부펀드 투자 등의 혜택이 해외투자 확대유인이 됐다. 둘째, 리먼사태 이후 중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의 필요성이 커진 점도 주요 이유다. 중국 선두기업들이 해외 유수기업을 인수, 그들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중국시장에 접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내수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셋째, 외환보유액 운용의 다변화와 위안화 절상압력 조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조달러(약 4000조원)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돈을 미국국채와 같은 금융자산에 대부분 투자했다간 미국금리 또는 외환정책 변화 때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올해 미국금리가 인상되면 보유한 미국채의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중국으로선 운용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기업 지분투자 등을 늘려야 한다. 물론 해외투자 확대는 위안화 절상압력을 조절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해외직접투자 대상은 뭔가.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주 대상은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원자재였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이 주 타깃이 되고 있다. 리먼사태로 어려워진 글로벌 기업들을 싼 값에 M&A할 수 있다면 선진기술 습득은 물론 경우에 따라선 많은 투자수익도 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도 크게 늘었다. 한·중 FTA 논의 때문인지 지난해 중국의 우리나라 직접투자는 12억달러로 2013년보다 147%나 급증했다. 투자대상도 확산 추세다. 일각에선 제주도 땅에 꽂히더니 식품, 패션, 화장품, 게임, 금융 등 전방위로 확대된다고 걱정한다. 물론 속도로 보면 걱정할 만도 하다. 게다가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뜬 이후 유능한 우리 제작사, 감독, 배우를 싹쓸이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한·중 FTA 시대엔 상호투자가 늘어나는 게 이상할 건 없다. 또 중국투자가 크게 늘었다 해도 2000년 이후 누적이 아직 61억달러(약 6조원)다. 우리 대중국 직접투자도 지난해 39억달러로 8년 만에 최고였고, 누적도 600억달러(약 60조원)로 중국의 10배다. 우리와 중국의 높은 경제연관성을 고려하면 중국의 국내투자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중국의 국내투자는 우리 시장 침투가 주목적이 아니다. 한발 앞선 우리 기술을 이용해서 중국 내수나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거다. 따라서 중국과 기술제휴를 하고 중국과 동반진출하면 한·중 간에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원윈 여지가 적지 않다. 다만 중국이 우리 기업을 M&A하기보다 기술제휴, 조인트벤처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컨대 한·중 간에 시너지 큰 분야를 대상으로 조인트벤처펀드를 만들고 세제혜택과 정책자금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이 너무 쉽게 M&A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매출 10억원의 모델이라도 시장이 큰 중국에선 100억~200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통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면 중국시장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