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례행사 된 제약 리베이트 압수수색

[기자수첩]연례행사 된 제약 리베이트 압수수색

민승기 기자
2018.12.23 14:35

"한해의 마무리는 항상 리베이트 소식으로 마무리 하네요. 재수가 없으면 우리 회사로 (압수수색) 나오는 거 아닐까요?"

최근 일부 제약사들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한 말이다. 그의 말 속에는 압수수색을 받은 것이 '잘못을 해서'라기 보다 '재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뜻이 숨어 있다.

국내 제약업계가 복제약 위주의 영업방식을 벗어나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리베이트라는 과거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약사 리베이트 소식이 계속 전해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1일 오전 9시께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안국약품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연이어 동성제약의 압수수색 소식도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은 지난 17일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동성제약 본사와 지점 5곳에 수사관 3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동성제약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약사와 의사 수백명에게 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제약사들은 경쟁하듯 '리베이트 자정 선언'을 하거나, 자체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이하 CP)규정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매년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소식이 들려온다. 이는 제약사들의 변명처럼 특정 개인의 '실수'일 뿐인 것일까. '실수'가 자꾸 반복되고 지속된다는 것은 이미 '습관'이 돼버렸다는 뜻이 아닐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수차례 시도 끝에 어렵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문턱까지 다가선 상태다. 전문가들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투명한 경영과 더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