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오미크론 대유행 시대, 위태로운 오락가락 방역

[우보세]오미크론 대유행 시대, 위태로운 오락가락 방역

김도윤 기자
2022.01.26 05:30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시립청소년센터 카페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보호라는 목적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시행 중이지만, 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2022.1.24/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시립청소년센터 카페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보호라는 목적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시행 중이지만, 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2022.1.24/뉴스1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제한하는 방역패스가 꼭 필요하다 수차례 강조했다. 도입 초기 미접종자를 차별하단 지적이 나왔지만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동참하기 위해 따랐다.

그러다 청소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확대한다 발표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생활필수품을 사는 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반발이 거세졌다. 정부가 백신 만능론에 사로잡힌 게 아니냔 비판이 나왔다.

사실상 백신을 강제하는 방역패스의 전방위적 확대는 결국 국민 저항에 부딪혔다. 방역패스 관련 행정소송 6건, 헌법소원 4건이 제기됐다. 법원도 국민의 손을 들었다. 청소년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를 집행정지했다. 이어 서울시를 대상으로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집행정지, 청소년 전반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판결이 나왔다.

사법부의 판단은 정부의 자의적인 방역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 법원은 정부가 확실한 과학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국민의 기본생활권을 제한했다 판단한 셈이다.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역 정책은 소수 인원이 밀실에서 결정한다고 금과옥조가 될 수 없단 교훈을 남겼다.

정부는 법원의 판결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청소년 방역패스를 강행하겠단 방침이다. 또 방역패스 예외 대상을 확대하면서 사회적 목소리가 큰 임신부는 제외했다.

일부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수립할 때 과학적·의학적 기준보다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하면서 임신부 방역패스는 필요 이상으로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백신이 임신부에게 해롭지 않다는 통계적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태아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갈까 걱정하는 국민적 염려를 이해할 만한데, 이제 큰 의미도 없는 방역패스를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한다.

이제 우리 방역 환경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런데 오락가락하는 정부를 보면 불안하다. 단 하루라도 신규 확진자가 7000명을 넘으면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가동한단 약속은 이미 어겼다.

이제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진료를 맡는다는데 실제 전국의 각 개인병원은 준비가 안 됐다 호소한다. 전국 개인병원의 코로나19 환자 동선 분리, 야간 당직 시스템이 미비한 채 시행하는 오미크론 대응 전략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발빠른 선제적 검사가 필요한데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뒤에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는 절차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를 왜 병원에서 진료비 5000원을 내고 써야 하는지 모르겠단 토로도 있다. 자가검사키트를 무료 배포해 각자 스스로 진단하고 양성이 나오면 빠르게 환자 등록과 처방으로 연결해야 한단 전문가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5차 대유행은 피하기 어렵다. 오미크론 대응 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현장과 발을 맞춰야 한다. 정부가 먼저 방침을 정하고 발표한다고 동네 병·의원이 의도대로 척척 따라줄지 의문이다. 시행한 지 몇 달이 지난 재택치료 체계도 완벽하지 않다. 오미크론 대응 성패에 우리 국민의 소중한 일상회복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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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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