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마스크 2년…우왕좌왕 K-방역, 초라한 성적 '6.7점'

거리두기·마스크 2년…우왕좌왕 K-방역, 초라한 성적 '6.7점'

박미리 기자, 이창섭 기자
2022.03.22 17:01

[MT리포트][코로나 1000만 시대]④국민 및 현장과의 소통 미흡 지적

[편집자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다. 지난해 이맘때 백신이 도입될 때까지만 해도 감염병 국면이 곧 종식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변이에 변이를 거듭한 바이러스 탓도 있지만 방역의 고비마다 반복된 아쉬운 정책 선택으로 확산의 규모를 줄이지 못한 영향이 분명했다. 이제 정점이 어딘지 모른 채 최대한 많이 감염돼 유행이 멈추기를 기다려야 하는 '집단 면역'의 길로 사실상 들어선 상태다. 그 사이 사망자가 급증해 '화장 대란'이 빚어지고 재택치료자들의 감기약 품귀 현상이 나타난다. 원치않은 길로 접어든 '1000만 확진' K-방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국내 코로나19(COVID-19) 방역정책에 대해 초기대응은 잘했지만 이후 방역 완화나 강화 시점, 백신과 치료제 수급, 국민 및 현장과의 소통 등에선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22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의료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국내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한 평가점수'를 문의한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6.7점 나왔다.

이들은 모두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해선 비교적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3T(검사·추적·진료) 전략이 대표적이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창기 3T 전략은 훌륭했다"며 "덴마크 대사가 '한국이 얼마나 잘하는지 배우겠다'고 우리 병원에 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잘 이뤄졌고 이전 메르스 경험을 기반으로 마련했던 역학조사, 유전자증폭(PCR) 등 시스템이 잘 가동해 다른 나라에 비해 초기 방역은 잘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확진자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대응을 잘해 초기 큰 유행을 경험하지 않았다"며 "2년간 확진자 발생 추이나 사망자 발생, 코로나와 직접 관련된 지표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다"고 했다.

3T 전략 외에 초창기 백신접종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소통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부분이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창기 백신접종이 이뤄질때는 질병청과 의사협회들이 매주 회의를 하면서 접종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논의했고 신속하게 대응했다"며 "덕분에 국내 백신 거부반응이 다른 나라 대비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부 방역정책에 미흡한 부분이 늘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먼저 적절한 방역 완화, 강화 시점을 잡지 못한 데 대한 실책이 지적됐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작년 11월 위드코로나를 무모하게 추진해 12월까지 5주간 4000명이 사망한 건 대사건이었다"며 "정부가 방역 방향을 잘못 몰고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중식 교수도 "3차 유행이나 4차 유행 때 조금더 빨리 방역 강화를 결정하고 신중하게 방역을 완화해야 했는데 매번 방역강화 시점이 1~2주 느렸다"며 "적게 틀어막을 수 있는 것을 항상 (유행이) 크고 길게 가는 방향이 반복돼 아쉽다"고 평가했다.

천은미 교수는 "지난 가을 갑자기 백신접종이 일정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병상, 의료체계 준비를 안한채 안일한 모습을 보이다 델타 유행을 초래했고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며 "오미크론도 다른 나라에 비해 한달 늦게 유행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치료제, 의료체계 정비가 안된 상태에서 오미크론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국민, 현장 전문가들과의 소통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창훈 교수는 "초기 백신접종 관련 괴담이 돌았는데 이때 정부가 접종 효과 등을 과학적으로 조금더 쉽고 이해할 수 있게 전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도 정부에서 연일 '병상이 안정적이다', '의료계가 버틸 수 있다', '방역을 완화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내놓는데 사실 의료계는 지금 겨우 버티고 있다"며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방역지침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염호기 교수는 "지금 국내에선 인원, 시간 등을 제한하면서 양적인 방역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들과 상의했다면 질적인 방역을 했을 것"이라며 "감염병 예방, 치료라는 방향성에 맞지 않는 방역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교수도 "전문가 의견 반영이 되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며 "특히 바뀌는 대응체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빠르지 않다.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분명하게 대응체계 개편안을 설명해줬으면 좋겠는데 느리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국내 조달하는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천은미 교수는 "다른 나라가 작년 초부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확보했을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치료제의 경우도 팍스로비드(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빠르게 최대한 많이 구매해야 했는데 너무 적게 구입했고 지금 추가 구매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임상 중인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들도 데이터를 확인해서 효과가 좋으면 빨리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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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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