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의 상징 거북이가 100년 이상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아도 북극고래가 200년 이상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파리는 어떨까? 바다 표면을 떠다니다 잡혀 냉채 재료로 쓰이는 이 생물이 의외로 오래산다. 해파리의 일종인 '작은보호탑 해파리'는 오래 사는걸 넘어 이론상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점이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이 해파리를 가지고 인간 노화 방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오비에도대 연구팀은 최근 작은보호탑 해파리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유전자 지도를 분석한 결과 작은보호탑 해파리는 성적 성숙기에 불멸성을 잃는 다른 종의 해파리와는 달리 DNA 복제와 복구와 관련된 게놈 수가 두 배나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해파리가 이론상 영원히 살 수 있는 이유를 밝혀낸 것.
이 해파리는 먹이가 부족하거나 외부 환경이 악화되는 등 위기 상황에 처하면 몸을 재생시킨다. 우산 모양으로 몸을 뒤집고 촉수를 몸 안으로 말아넣어 스스로를 세포 덩어리로 만든다. 그러면 내부에서 다시 세포가 형성되고 어린 해파리로 되돌아가 다시 성장을 시작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불과 48시간 만에 진행된다.
연구팀은 작은보호탑 해파리의 게놈 분석 결과를 작은보호탑 해파리와 비슷한 종인 홍해파리과의 해파리와 비교했다. 노화 및 DNA 복구와 관련된 두 표본의 1000여 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작은보호탑 해파리가 DNA 복구 및 보호와 관련된 유전자의 두 배나 많은 사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안타깝게도 작은보호탑 해파리가 실제 생태계에서 영원히 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파리의 크기가 약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식자의 공격 등으로 쉽게 죽을 수 있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해파리 연구를 통해 인간의 노화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
한편 작은보호탑 해파리와 함께 이론상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물이 하나 더 있다. 담수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 히드라다. 다시 어린 상태로 돌아가는 식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작은보호탑 해파리와 달리 히드라는 몸체 대부분이 줄기세포로 구성돼 있어 세월을 거듭해도 노화 자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