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은 40대부터?…이럴땐 10·20대도 일찍 검진해야

대장내시경은 40대부터?…이럴땐 10·20대도 일찍 검진해야

박정렬 기자
2023.04.27 10:48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암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이다. 국제학술지 '란셋'에 실린 미국 연구팀의 논문에서 조사 대상 42개국 중 한국의 50대 미만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인구 10만명당 12.9명)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병한다. 최근 젊은 대장암의 증가는 신체활동 부족과 비만, 그리고 붉은 고기(돼지, 소)나 가공육(소시지), 음주 등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모로부터 돌연변이나 결함 유전자를 내려받는 유전성 암 환자는 식습관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전성 대장암은 대표적으로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HNPCC)과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이 있다. 전자는 유전자 이상으로 선종(종양성 용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기간이 매우 짧고, 후자는 역시 유전자 문제로 선종이 너무 과다하게 발생해 대장암이 잘 발생하는 경우다.

대장암의 70%는 선종에서 시작하며 선종이 암이 되기까지 보통 5~10년이 걸린다. 선종이 있어도 배변 습관의 변화나 복통,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국립암센터 한경수 대장암센터장은 "부모·형제 등 가족 중에 FAP 환자가 있으면 10~12세부터, HNPCC 환자가 있다면 20~25세부터 대장암 검진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라며 "유전성 대장암이 아니라도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면 40세부터 대장암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50세 이전에 가족이 대장암으로 진단됐다면 다른 가족은 이때보다 10년 전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대장암의 치료법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장암이 어느 부위에 발생했느냐에 따라 우측 대장은 우반대장절제술(right hemicolectomy), 좌측 대장은 좌반대장절제술(left hemicolectomy), 에스결장일 때는 전방절제술(anterior resection), 직장에 있을 때는 저위전방절제술(low anterior resection) 등 각각 다른 수술법을 적용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개복술 대신 배에 작은 구멍을 뚫은 후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복강경과 로봇 수술이 주류를 이룬다. 기구 조작을 의료진이 직접 하느냐, 로봇을 통해서 하느냐의 차이일 뿐 수술 결과와 안전성은 큰 차이가 없다. 한 센터장은 "국립암센터의 경우 전체 대장암 수술의 85%를 복강경·로봇 수술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장암에도 면역항암제가 쓰이면서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암 환자에서 극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치료를 포기하던 4기 환자 역시 항암, 방사선, 수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통합 진료를 통해 완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결정·시행하는 시스템이다.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지 않고 항암, 수술 등을 순차적 혹은 동시 시행해 치료 성적을 높인다.

국립암센터 한경수 대장암센터장
국립암센터 한경수 대장암센터장

예컨대 4기도 암세포가 전이된 범위가 넓지 않아 수술이 가능하면, 대장암과 전이암을 동시에 수술하고 추가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반대로 암이 넓게 퍼져 수술이 어려우면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집도하는 방식으로 암을 잡는다. 4기 암은 물론 재발암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다.

한 센터장은 "초기 수술이 어려웠던 4기 대장암 환자도 5명 중 1명은 항암 후 수술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암 병변이 줄어든다"며 "치료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장암 정복은 대장암의 치료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을 통한 접근법이 더욱 효과적"이라면서 "술·담배를 멀리하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고른 음식을 섭취하는 동시에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로 암 전 단계인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거나 조기 치료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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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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