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18명 사망…잼버리 발칵 뒤집은 '온열질환' 무엇?

올해 벌써 18명 사망…잼버리 발칵 뒤집은 '온열질환' 무엇?

정심교 기자
2023.08.04 07:10

[정심교의 내몸읽기]

전북 부안에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에서 온열 환자가 대거 속출하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하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 및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8시부터 3시간 넘게 진행된 잼버리 개영식 행사에서 83명이 탈진과 어지러움을 호소해 온열질환자로 분류됐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이 3일 공개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현황에 따르면 전날 온열질환자 수는 89명 늘어 올해 누적 1385명이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74명)보다 311명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2명 늘어나 총 1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6명)의 3배, 작년에 발생한 총 9명보다는 2배에 달한다. 과연 온열질환이 뭐길래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위협적일까?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무더위로 체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돕는 전해질이 땀을 통해 많이 소실되면서 나타난다. 온열질환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폭염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일사병…장시간 더위에 노출, 수분·전해질 부족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온열질환이 '일사병'이다. 무더운 환경에서 심하게 운동하거나 활동하고 나서 수분·염분이 부족해져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어 '열 탈진' 또는 '열 피로'라고도 불린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일사병이 나타나면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 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열사병…땀나지 않으면서 오심, 구토, 의식 변화

온열 질환 중 가장 심한 단계가 '열사병'이다.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해 땀 배출 기능이 고장 난 경우 장시간 지나면 체온이 39.5도 이상 치솟아 의식을 잃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그 대신 오심·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열사병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열사병이 발생했다면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힌 뒤 신속히 병원에 이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열경련…더위 속 장시간 운동한 뒤 근육 경련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이때 근육 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시켜줘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서둘러 서늘한 곳으로 가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이온 음료, 물을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손기영 교수는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물 1ℓ에 소금 한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열 실신…몸이 무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쓰러져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되면 노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열 실신'이라고 한다. 혈액 용적이 줄어들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쓰러질 수 있다. 단순 열 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일광화상…피부가 달아오르거나 물집 생겨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이를 일광화상(日光火傷)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드물게는 오한·발열·메스꺼움·어지러움 같은 전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7~8월 무더위에 산·계곡·바다 같은 야외에서 햇빛에 30분만 노출돼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가급적 삼간다. 이 시간대에 직사광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기 때문이다. 이외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 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일광차단제(선크림)를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게 안전하다. 평소 외출 때는 SPF 30 이상이면서 PA++이면 충분하다. 바다·계곡·골프장처럼 햇빛이 강한 곳에 오래 머무를 땐 SPF 50 이상이면서 자외선A를 막는 PA+++의 선크림을 바르는 게 안전하다. 선크림은 땀이나 물에 지워지기 쉽다. 3~4시간마다 다시 덧발라야 한다.

바닷가에서 파라솔 안에 있으면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외선이 바닷물에 닿았다가 반사되는데, 그 양이 도심 속 콘크리트보다 최고 10배나 많다. 해수욕 후 물에 젖은 상태로 있으면 피부에 자외선이 잘 침투할 수 있다. 예방이 최고지만, 일단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해주자.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