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정부 "'의료개혁 플랜B' 확실히 있지만…추진 시기 불명확"
사직 전공의·휴학생, 기업 채용도 관심…"내년 복귀 가능성 낮아"

정부가 확신했던 '의료개혁 플랜B(보완·대안책)'의 실체에 의문이 이어진다. 앞서 담당부처 수장이 직접 "플랜B가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직 전공의와 의과대학 휴학생이 사기업 채용 시장에도 몰리며 내년 현장 복귀 가능성도 낮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플랜B는 분명히 있지만 구체적인 추진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언급한 의료개혁 플랜B에 대해 '사실상 계획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전공의 미복귀에 대한 플랜B가 있느냐"는 의원들 질의에 "계획은 있지만 의료계와 협상 문제로 아직은 공개가 어렵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 현재까지도 관련 계획 추진 움직임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플랜B 내용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공유된 내용은 없었다"며 "정부 측에선 '있지만 공개할 순 없다'는 입장만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계획은 있어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놓고 보면 사실상 향후 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추후 복지부 업무보고를 통해 플랜B 관련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의 의료개혁을 바라보는 시선엔 우려가 앞선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탄핵안) 가결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지면서 '원전 재검토'를 주장해 온 의료계의 압박 수위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미 1년 가까이 지속된 의정 간 '강 대 강' 구도에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비상계엄 포고령 내 '미복귀 전공의 처단' 문구 여파로 양측 소통창구는 전면 폐쇄된 상태다. 당장 여야의정협의체·의료개혁특별위원회 재가동과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출범 등 연내 성과 도출을 강조했던 과제가 산재해 있지만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개혁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대통령 자리가 일단 공석이 됐고, 계엄 당시 국무위원으로 회의에 참여했던 조 장관마저 사의를 표하면서 정책을 끌고 갈 '방향 잡이'가 요원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의료계에선 사직 전공의와 의대 휴학생들의 내년 복귀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본다. 현재 전국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중 절반은 이미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해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 분야 종합병원으로 사직 전공의들의 유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취업 상태가 아닌 전공의들도 당장 현장으로 복귀할 마음이 크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전공의나 의대 휴학생의 경우 최근 의료기기 업체 등 사기업 채용 시장으로도 몰리는 분위기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인 A업체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구인·구직 누리집을 통한 채용 문의가 늘고 있는 건 맞다"며 "의대 휴학생들도 현재 10명 정도가 회사(A업체)에 인턴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내년 1~4월까지가 계약 기간인데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업체 관계자도 "사직 전공의와 의대 졸업생·휴학생을 포함해 약 5명이 계약직과 인턴 형태로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의료공백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지만 정부의 플랜B 가동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복안은 분명히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관련 내용이나 실제 계획 추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의료개혁 플랜B는 확실히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는 건 현재 상황에선 어렵다"며 "지금은 비상진료체계가 어느 정도 돌아가면서 회복되는 추세로 보고 있기 때문에 (플랜B) 추진 시기를 구체화하고 있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