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또래 친구들, 빈소 방문 잇따르자…"신중해야" 뜻밖의 경고

하늘이 또래 친구들, 빈소 방문 잇따르자…"신중해야" 뜻밖의 경고

정심교 기자
2025.02.12 16:04

[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 파장]
[정심교의 내몸읽기]

[대전=뉴시스] 송승화 기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친구들이 11일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김 양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2025.02.11. ssong1007@newsis.com /사진=유순상
[대전=뉴시스] 송승화 기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친구들이 11일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김 양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사진=유순상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7)양이 교사로부터 피살된 가운데, 빈소엔 하늘이를 추모하기 위한 또래 친구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그런데 아직 7세에 불과한 하늘이의 또래 친구들이 빈소를 직접 찾아오거나 사망 경위를 알게 하는 건 자칫 아이에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평생 남을 수 있어, 조문엔 신중해야 한다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경고가 나왔다.

12일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늘이처럼 초등학생 저학년, 심지어 가장 어린 1학년생이라면 더더군다나 죽음을 알 나이가 아니"라며 "또래 친구들이 하늘이의 빈소를 찾아오거나 조문하는 건 정신건강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일상에서의 스트레스 수준을 넘을 정도로 크고,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의 트라우마 반응이 이어지면 PTSD가 될 수 있다.

그는 "과연 살인 사건에 대해 초등학교 1학년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럴 방법은 없다"며 "심지어 아이들이 안식처로 삼은 학교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 믿었던 교사의 범행이 자행됐다는 점을 알게 된다 해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어른들이 7세의 아이들에게 하늘이의 사망 경위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도 그 아이들이 빈소를 찾아올 경우 유가족과 지인들이 대성통곡하는 모습, 사망 원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시각·청각으로 접할 가능성이 크다. 이 자체가 아이에겐 트라우마가 돼, PTSD로 남을 수 있다는 게 박양동 이사장의 설명이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초등생이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사진=강종민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초등생이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사진=강종민

아이마다 정신적 성숙도가 다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박 이사장은 "희로애락을 다 아는 6살 아이도 있지만, 아직 모르는 10살 아이도 있다"면서 "하늘이의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도 스스로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이해·소화하느냐에 따라 마음 속에 남을 상처·충격의 깊이가 다를 것이고, 사건을 접한 아이의 5~10%는 PTSD로 이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TSD는 어떤 기전으로 나타날까? 뇌 안쪽 위치한 편도체에서 촉발한 공포·불안은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통제한다. 하지만 살인·전쟁·재난 등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으면 그 사건을 상기하는 자극에 편도체가 과잉 반응한다. 이때 편도체를 제어해야 하는 전두엽이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면 과도한 불안에 시달리고 악몽을 꾸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PTSD는 빠르면 일주일 후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수년에서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PTSD가 나타나는 사례도 보고된다. 예컨대 6·25 전쟁, 베트남 전쟁의 참전용사가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뉴스로 접한 후 PTSD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하늘이의 또래 친구들에게 PTSD가 남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2025.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2025.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7세 땐 사람의 죽음이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누군가가 아파서 죽음을 앞두고 있는 경우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갖지만, 교통사고처럼 불가피한 사고로 사람을 잃을 땐 그보다 충격이 더 크다. 여기에 이번처럼 단순 사고가 아닌, 살인·강도 같은 강력범죄로 인해 사람과 이별해야 하는 경우 충격은 최고조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또래 아이들이 이번 살인 사건에 대해 정보를 접한다면 최고 수준으로 경악스러운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다루는 뉴스에 아이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 이후로 하늘이의 또래 친구들에게 우울감이 심해지거나 대인기피증,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는 경우, 밤에 악몽을 꾸는 경우 PTSD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경향은 가까운 사람의 좋지 않은 죽음을 실제로 접하거나, 죽음을 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심해진다. 박 이사장은 "이별에 대한 슬픈 감정은 보통 1년 이상 남다가 차츰 망각하며 편해진다"면서도 "하지만 하늘이 또래처럼 어릴 때 이런 감정을 느끼면 경우에 따라 평생 남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

하늘이 또래 아이들이 PTSD로 이행하지 않으려면 관련 뉴스가 나오는 매체에 노출시키지 말고,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사망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리지 않은 채 덮고 넘어가는 게 최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하늘이와 같은 학교, 같은 교실, 단짝 친구들을 대상으로 불안증상이 있지 않은지 개별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박 이사장은 "이미 아이가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심하게 받았다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단계적으로 불안 증상을 완화해줘야 한다"며 "만약 학교 살인 현장을 목격했거나 현장에서 경찰이 조사하는 모습 등을 보며 불안감이 극도로 심해진다면 전학을 고려하는 회피 요법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한편 하늘 양의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이다. 이후 대전 추모공원에서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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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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