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면 뼈 약해지는 '골다공증 치료제' 부작용 줄인 새 치료제 나오나

오래 쓰면 뼈 약해지는 '골다공증 치료제' 부작용 줄인 새 치료제 나오나

박정렬 기자
2025.04.28 10:33

[박정렬의 신의료인]
가천대길병원 이시훈 내분비내과 교수
뼈 약화 우려 없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오래 사용할 때 뼈가 약해질 수 있는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의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뼈를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부갑상선 호르몬(PTH) 유사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PTH는 체내 칼슘과 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 PTH 분비가 촉진된다. PTH는 먼저 뼈에 작용, 저장된 칼슘과 인산염을 혈액으로 방출시키는 '골흡수'를 유도한다. 동시에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키고 인의 배설을 촉진한다. 신장에서는 비활성 비타민D를 활성 형태로 전환해 소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간접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PTH의 간헐적 투여는 뼈 형성에 관여하는 조골세포(Osteoblast)의 분화와 활성을 증진하고 세포 사멸을 억제함으로써 골 형성을 촉진한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널리 활용되는 배경이다. 다만, 지속해서 투여하면 골흡수를 가속해 뼈 손실을 일으키고, 간헐적 방식으로 투여했더라도 기간이 2년 이상 기간이 길어지면 조골세포의 분화에 비해 골흡수가 우세해져 결국 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시훈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PTH 치료제는 뼈의 칼슘과 인산염을 활용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치료제 선택 시 전문의와 상담 등 주의를 당부했다.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시훈 교수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시훈 교수

이에 가천대 길병원 연구팀은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PTH의 돌연변이인 R25CPTH를 가진 환자들은 오랫동안 높은 농도의 PTH에 노출 돼도 높은 골밀도를 유지한다는 새로운 사실에 주목했다. R25CPTH는 PTH의 25번째 아미노산이 아르지닌(Arg, R)에서 시스테인(Cys, C)으로 치환된 돌연변이로 2015년 부갑상선 기능저하증과 연관됐다는 내용 등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우선 연구팀은 기초 연구를 통해 R25CPTH가 두 분자가 결합한 이량체(dimer)이며, 부갑상선 호르몬 수용체(PTH1R)와의 결합력 및 이차 신호 전달 물질의 유도 수준에서 기존 PTH와 차별화된 반응을 나타내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이량체인 R25CPTH가 기존 PTH와는 다른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고, 그에 따른 효과도 달라질 가능성을 발견한 것.

이어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일반 PTH와 이량체 R25CPTH의 뼈 합성 효과를 비교했다. 우선, 생쥐의 두개골에 약물을 주사한 후 새롭게 형성된 뼈 두께를 측정해 골형성 수준을 비교하는 두개골 주사 분석법(calvarial injection assay)를 통해 PTH와 이량체 R25CPTH 주사 후 새로 형성된 뼈 두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물질 모두 대조군에 비해 약 4배 정도 높은 골 형성 효과를 보였다.

또 난소 절제로 골다공증을 유도한 암컷 생쥐를 대상으로 대퇴골 피질골 영역에서의 뼈 부피를 측정한 결과, 두 약물은 모두 뼈 부피를 유의미하게 증가시켰는데 특히 골밀도는 이량체 R25CPTH 투여 시에만 확연히 증가했다. 척추 해면골 부피 역시 두 물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이량체 R25CPTH가 기존 PTH와 유사한 수준의 골 형성 촉진 효과를 보이면서도 분자적 작용 기전에 변화가 있어 장기간 투여 시 기존 PTH에서 나타나는 골흡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시훈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R25CPTH 투여 시 생쥐의 해면골 및 피질골 밀도가 개선됐으며, 장기간 사용 시 기존 PTH 대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효과는 이량체 형성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PTH1R 신호 전달 덕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새로운 골다공증 및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적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약 10년에 걸친 성과로 가천대 길병원 유전체의과학과 노민수 박사 후 연구원과 경북의대 생화학교실 차상국 연구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eLife'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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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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