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인간…병원 소모품되지 않을 것" 전공의노조 활동 본격화

"우리도 인간…병원 소모품되지 않을 것" 전공의노조 활동 본격화

홍효진 기자
2025.09.14 14:29

전국전공의노조 발대식(종합)
"더 이상 침묵 않겠다"…조합원 2주만에 3000명 돌파
주당 근무시간 단축 모든 진료과로 확대…'8대 요구안' 공개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 현장. /사진=홍효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 현장. /사진=홍효진 기자

의료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이 노동조합(노조) 출범을 본격화, 전공의 주당 근무 시간 단축 사업을 모든 진료과로 확대하고 1인당 환자 수 제한 등의 수련환경 개선안을 구체화한 '8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기존 노조가 20년 가까이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새 노조를 공식 설립하고 전공의 피해사례에 노조가 직접 개입하는 등 전공의 인권 보장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전공의노조)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발대식을 열고 전공의노조 출범을 공식화했다. 초대 위원장은 유청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 수석부위원장은 남기원 대전협 비대위원이 맡았다. 전공의노조에 따르면 노조가 출범한 지난 1일부터 14일 오후 현재까지 확인된 조합원 수는 3000여명이다.

유청준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전공의노조는 전공의 처우 개선만을 위한 조직이 아닌 환자 안전을 지키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전공의는 이제 역사의 주체가 됐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함께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 초대 위원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 초대 위원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전공의노조는 2006년부터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이란 명칭으로 20년 가까이 유지돼 왔으나 저조한 가입률과 부진한 활동 실적 등으로 사실상 노조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단 평가를 받아왔다. 새로 출범한 전공의노조는 앞서 '서류상으로 존재해 온' 노조와 달리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남기원 수석부위원장은 "전공의노조는 현재 운영 중인 신고센터에 접수되는 모든 전공의 피해사례에 노조가 직접 개입하고, 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 및 직장 내 폭언·폭행 등에 대한 주기적 실태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 임산부 전공의의 모성 보호 등 내용이 담긴 전공의 특별법 개정 신속 추진, 적극적 사회공헌 활동의 4가지 주요 활동 계획을 중심으로 노조를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노조는 이날 △근무 시간 단축(72시간) 시범사업을 철저히 준수하고 모든 진료과로 확대할 것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할 것 △근로기준법 수준의 임신 출산 전공의의 안전을 보장할 것 △방사선 피폭 대책을 마련하고 준수할 것 △근로기준법 내 휴게시간을 보장할 것 △연차·병가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할 것 △전공의에 대한 폭언·폭행을 근절할 것 △전공의 특별법 개정안을 신속히 제정할 것의 내용이 담긴 '8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남 부위원장은 "8대 요구안은 협상 조건이 아닌 환자와 의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라며 "전공의 권리 보장은 곧 환자의 안전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 현장. /사진=홍효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발대식 현장. /사진=홍효진 기자

이날 전공의노조 발대식에는 의료계에선 김택우 의협 회장과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해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한성존 대전협 회장 등이 참석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도 참석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발대식 축사에서 "단시간 내 30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하게 된 큰 동기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가야 할 길이 험난하고 넘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서로 격려해 잘 이겨내길 바란다. 전공의와 교수·환자 간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며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전공의노조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며 노조 활동 본격화를 알렸다. 유 위원장은 "과로사로 동료를 잃고도 침묵하는 것이 옳은가. 교육권과 인권이 박탈된 채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전공의에 대한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발대식에 참석한 수련병원별 전공의들은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 "전공의가 살아야 환자도 산다.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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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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