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식·속식·폭식이 잦은 명절에는 위장이 '비명'을 지른다. 기름진 음식과 낮과 밤이 바뀐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은 '역류성 식도염'을 부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속쓰림이나 신물 역류 같은 증상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에 십상이지만 장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 식도염이나 식도 협착, 식도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승한 고려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잦은 야식과 음주, 과로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재발률이 높은 질환인 만큼 가볍게 여기지 말고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 강조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인 형태다. 정상적으로는 위와 식도의 경계를 지키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산 역류를 막지만 이 기능이 약화하면서 위산이 역류하고 식도 점막을 자극한다. 반복되는 자극이 점막 손상과 염증을 부르고 만성적인 불편감을 유발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최근 10년 사이 생활 습관의 서구화, 과로, 스트레스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했지만 야식과 커피, 음주가 잦은 젊은 층에서도 드물지 않은 병이 됐다.

역류성 식도염의 가장 큰 원인은 위와 식도의 경계를 지키는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의 약화다. 이 괄약근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고, 반복적인 자극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노화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이 가장 큰 촉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명절 기간 야식, 과식, 기름진 음식 섭취는 위 내 압력을 높여 역류를 쉽게 만든다. 또 커피·탄산·알코올도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증상을 악화시킨다. 흡연 역시 같은 작용을 한다.
김 교수는 "현대인에게 흔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역시 위장 운동을 저하해 역류성 식도염을 부추긴다"며 "단순한 위장 질환이 아니라 생활 습관과 밀접한 '현대인의 병'으로 관리와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작은 습관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역류성 식도염은 가슴이 타는 듯한 속쓰림과 목이나 입안으로 신물이 올라오는 역류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밖에 만성 기침, 목 이물감, 쉰 목소리, 잦은 트림, 흉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역류한 위산이 호흡기를 자극해 만성 기침, 기관지염, 천식 악화, 후두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흉통이나 목소리 변화가 나타나 심혈관질환이나 성대질환과 혼동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불규칙하고 경미하다 보니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을 상세히 확인하고,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 점막 손상 정도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필요시 식도 산도 검사(pH 모니터링)와 식도 내압 검사로 역류 빈도와 괄약근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내시경 검사는 합병증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어 필수적인 검사로 꼽힌다.
역류성 식도염은 예방·관리를 위해 생활 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과식과 야식은 피하고 기름진 음식·자극적인 음식·카페인·알코올 섭취를 줄여야 한다. 식후 최소 2~3시간 뒤에 눕는 습관을 들이고 수면 시에는 상체를 15~20도 정도 높여 자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는 기본이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개선되지 않으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식도 점막이 좁아지는 식도 협착과 궤양, 그리고 전암성 병변인 바렛식도가 있다. 바렛식도는 장기간 위산에 노출된 식도 점막이 변성된 상태로 향후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가장 널리 사용되며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 위장 운동 촉진제 등이 함께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가 도입돼 폭넓게 쓰이고 있다. 김 교수는 "대부분 환자는 약물과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된다"며 "일부 중증 환자나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는 내시경적 시술이나 항 역류 수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