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사고 급증…"'의학적 위험' 있는 운전자, 의사가 가려내야"

고령 운전자 사고 급증…"'의학적 위험' 있는 운전자, 의사가 가려내야"

정심교 기자
2025.10.03 16:28
(왼쪽부터) 윤승영 한국외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다혜 인하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왼쪽부터) 윤승영 한국외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다혜 인하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65세 이상 운전자가 늘고 있다. 덩달아 이들에 의한 교통사고 비율과 치명적 사고 비율 또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인지·신체 능력 검사를 의무화하고 지역사회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윤승영 교수와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서다혜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법학과 의학을 융합한 학제 간 연구로, 한국에서 고령 운전자 면허 제도의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 65세 이상 운전자가 차지하는 교통사고 비율이 2020년 14.8%에서 2024년 21.6%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사망사고 비율도 23.4%에서 30.2%로 늘어났다.

이번 연구는 연구자 부부가 일상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 문제를 논의하다 착수했다. 제1저자 윤승영 교수(법학)는 미국과 캐나다의 법제·판례를 분석해, 고령 운전자 면허 관리에서 의사의 법적 역할과 규제적 시사점을 검토했다. 교신저자 서다혜 교수(의학)는 미국에서 노인의학 펠로우 과정을 수료하고 다수의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서, 고령 환자의 운전면허 발급과 관련한 실제 의료 경험을 연구에 반영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미국·캐나다의 제도를 비교 분석해 고령 운전자 관리에서 의사의 역할을 조명했다. 특히 세 가지 요소에 주목했는데, 첫째, 면허 갱신 과정에서 실시되는 인지·신체 검사 제도, 둘째, 의사의 보고 의무 및 법적 책임, 셋째, 보고 의무를 수행한 의사에게 제공되는 법적 보호 장치다.

미국·캐나다에선 의사가 의학적으로 위험한 운전자를 면허 당국에 보고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규정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법적 면책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모든 주에서 의사가 위험 운전자를 보고할 수 있으며, 현재 여섯 개 주에서는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민사상 책임 면제 조항을 두고 있으나, 환자 비밀 유지와 책임 문제로 인해 실제 보고율은 높지 않다.

반면 캐나다는 대부분의 주와 지역에서 의사의 보고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사에게 법적 면책을 부여해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온타리오주는 의무 보고와 재량 보고를 구분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

한국은 6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 3~5년 주기의 인지·신체검사가 의무화하고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ADAS) 활용을 권장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가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 저하를 직접 보고할 법적 의무는 없고, 윤리적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북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의사의 제도적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에서도 의사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명확한 법적 가이드라인과 면책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운전 적합성에 대한 2차 평가를 작업치료사 및 면허 기관이 수행하는 다단계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의사가 위험 운전자를 보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 △보고 의무를 수행한 의사에 대한 면책 규정 도입 △작업치료사 및 면허 기관과 연계한 다학제적 평가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기에는 재량적 보고 제도를 도입해 제도를 정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의무 보고 체계로 발전시키는 방안이다.

이번 논문은 법학적 규제 검토와 의학적 임상 경험을 결합해, 고령화 사회에서 안전과 개인의 이동권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학제 간 협력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된다.

고령 운전자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사회적 과제다. 연구는 의사가 환자의 건강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운전 적합성을 평가하고 이를 면허 제도와 연계하는 게 교통안전과 고령자의 자율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길임을 강조했다. 미국·캐나다의 사례는 한국이 제도를 보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로 평가된다.

외부 기고자 - 윤승영 한국외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다혜 인하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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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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