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바이오로직스(1,592,000원 ▲7,000 +0.44%)가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인적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사실상 인적분할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은 셈이다. 인적분할 뒤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성장 전략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수 CDMO 기업으로 시장가치 재평가를 기대하는 시각도 감지된다. 또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뿐 아니라 신약 개발을 아우르는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단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9시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하고, 압도적 지지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실제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의 93%(1286명)가 출석한 가운데 출석 주주의 99.9%가 찬성했다.
주총에서 분할 안건을 승인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정대로 인적분할 절차를 진행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 주식 변경상장 및 재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4일이다. 존속법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유지한다.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수행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한다. 또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 등을 담당한다.
시장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와 이해 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순수 CDMO 기업으로 글로벌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고객사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경쟁하는 관계인 만큼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인적분할을 완료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성장 전략을 수행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인적분할 뒤 안정적인 경영 구조를 갖추고, 6공장 착공과 미국 투자 등 주요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순수 CDMO 기업으로 주식시장에서 보는 눈높이가 달라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위해주, 이다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진출 여부와 6공장 착공 등 의사결정은 인적분할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오는 11월 24일 재상장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재평가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 이후 온전한 CDMO 플레이어로서 동종업계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매력을 본격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R(주가수익비율)이 글로벌 CDMO 기업 론자와 유사해지면서, 추가 수주와 5공장 가동을 고려하면 (주가가)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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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에 대한 시장 평가가 어떨지도 관심이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상승 및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해 상충에서 벗어나 차세대 성장 동력인 신약 개발 회사로 중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단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여노래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약 투자 및 개발 계획은 인적분할 이후 구체적인 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할상장 뒤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안건에 대해 사업 전문성 강화 등 측면에서 전략적 타당성을 인정하고 찬성을 권고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3대 주주(지분율 7.3%)인 국민연금공단도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에 대해 시장과 전문기관의 신뢰가 쌓였단 의미다.
이날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각 사업이 개별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고유의 가치를 투명하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 회사는 사업 본연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