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약 '가격 경쟁' 돌입…국내 기업 파고들 틈새는?

글로벌 비만약 '가격 경쟁' 돌입…국내 기업 파고들 틈새는?

김선아 기자
2025.11.19 16:58

비만약 시장, 노보-릴리 경쟁 넘어 시장 세분화와 수익성 싸움으로 이동할 전망
가격 경쟁력 높은 저분자 화합물·차별화된 기전 파이프라인 차세대 비만약에 눈길

최근 GLP-1 시장 내 노보 노디스크 및 일라이 릴리 경쟁 현황/디자인=최헌정
최근 GLP-1 시장 내 노보 노디스크 및 일라이 릴리 경쟁 현황/디자인=최헌정

노보 노디스크가 기존 계획보다 빨리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가격을 최대 인하하고 신규 고객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비만약 가격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며 원가 경쟁력이 높은 저분자 화합물과 수익성 높은 차세대 기전 등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위주로 빅파마의 관심이 더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최고 용량을 제외한 위고비 제품을 현금가 349달러(약 51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499달러(약 73만원)에서 30% 인하된 가격이다. 신규 고객은 2개월간 최저 용량을 기존보다 60% 인하된 199달러(약 29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협정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의 약가 인하 시점은 내년 1월이다. 노보 노디스크가 그보다 빨리 약가 인하를 단행한 건 일라이 릴리보다 빠른 가격 인하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일찌감치 제네릭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1년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시장이 약 39% 성장한 가운데 비교적 낮은 1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일라이 릴리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줬다.

최저 용량 프로모션을 가격 인하와 동시에 진행하는 데선 일라이 릴리에 맞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단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일라이 릴리는 내년 1월부터 젭바운드 최저 용량을 299달러(약 44만원), 추가 용량은 최대 499달러(약 73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내년 3월 말까지 위고비는 마운자로보다 최저 용량에서 100달러(약 15만원), 최고 용량에서 150달러(약 22만원) 저렴하게 판매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업계에선 주 1회 투약하는 주사제 GLP-1 시장은 가격경쟁 국면으로 완전히 넘어갔단 분석이 나온다. 현재 단계에선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양사 간의 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향후 제네릭 진입으로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단 전망도 제기된다. 산도즈는 위고비 제네릭을 오리지널 가격에서 최대 70% 인하한 값에 판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GLP-1 시장 규모는 더 커지겠지만 제네릭 회사가 아닌 제약사 입장에선 더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차세대 비만약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노보 노디스크는 화이자와의 멧세라 인수 경쟁을 통해 차세대 에셋에 약 100억달러(약 14조원)까지 베팅할 수 있단 의향을 밝힌 바 있어 앞으로 공격적인 기술 도입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론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보유한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제 비만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라이 릴리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약물은 최저 용량 기준 월 149달러(약 22만원), 추가 용량은 최대 399달러(약 58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일동제약(29,000원 ▼1,250 -4.13%)이 지난 9월 'ID110521156'의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하며 저분자 화합물 기반 비만약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회사는 현재 임상 2상 준비와 기술이전 추진을 동시에 진행하며 약물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524,000원 ▼25,000 -4.55%)도 지난 9월 저분자 화합물 기반 비만 치료제 'HM101460'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비만 치료제 영역에서 기술이전 성과를 내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비만약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근육 증가, 영구적 치료 효과 등 차별화된 기전의 파이프라인이 아니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단 시각에서다. 국내에선 셀트리온이 이날 국내 최초로 사중 작용제 비만약 개발 계획을 밝히며 이목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GLP-1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필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후발주자들은 개발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 경쟁이 시작된 시장에서 지금까지 개발했던 파이프라인의 사업성이 유효한지 계산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질랜드파마에서 이중작용 비만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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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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