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의 제언 "결국 돈과 시간, 민관 힘 합쳐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의 제언 "결국 돈과 시간, 민관 힘 합쳐야"

김선아 기자, 김도윤 기자
2025.11.25 11:30

[MT리포트]바이오 강국, 과제는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인터뷰

[편집자주] 바이오 강국은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다. 의약품은 어느새 우리 경제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 기술의 사업화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 K-바이오의 한계도 뚜렷하다. 신약 후기 임상을 성공한 경험은 부족하고, 미국 등 제약 산업 선도 국가와 비교하면 투자 규모 차이도 크다. K-바이오가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를 점검하고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사진제공=국가신약개발재단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사진제공=국가신약개발재단

"신약 개발은 결국 돈과 시간이 핵심입니다. 민관 협력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K-블록버스터를 키워야 합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박 단장은 K-블록버스터가 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약 개발 기업이 안정적으로 연구비를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래서 정부의 지속적이면서 현실적인 연구개발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별 신약 과제의 개발 타당성과 예산 적정성을 기반으로 한 유동적인 지원 설계, 즉 신약 개발 지원 과정의 정책적 탄력성 확보가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허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데이터 패키지 구축과 규제 대응 역량 고도화,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기업 차원의 강력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노력과 정부의 과제별·연구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가 시너지를 내야 긴 호흡의 신약 개발 경쟁에서 K-바이오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약 1개 개발하려면 3조원 필요…정부 지원정책 유연해져야"

박 단장은 해마다 신약 개발 비용 부담이 커져 국내 다수 바이오텍(바이오기술기업)이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다양화, 정밀의료 확산 등으로 임상시험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신약 1개를 개발하는 평균 비용이 약 3조원(2024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47% 늘었다"고 말했다.

또 "반면 신약 개발 성공률 저하에 따른 글로벌 기술거래 축소, 바이오텍 투자 위축 등으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지금은 신약 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과제 맞춤형 지원 강화와 정부 지원책의 유연성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정부의 신약 개발 지원 방식이 개별 과제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투자 유치와 비용 지원 병행 △글로벌 임상·규제 컨설팅 △해외 CRO(임상시험수탁기관)·CDMO(위탁개발생산) 연계 △다국가 임상 진입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해외 사업 개발 및 파트너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더 구체적인 자금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신약 개발 과정 중 일정 단계에서 자금이 끊기면 그동안 축적한 연구 성과와 데이터, 인력이 모두 사라지는 '단절의 악순환'이 발생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공공 펀드 형태의 안정적인 '브리지 자금'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임상 진입 직전이나 기술이전 이후 추가 검증이 필요한 구간에 대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연계형 펀드, 또는 프로젝트별 매칭펀드를 운영하면 신약 개발 기업의 자금 공백을 메우면서 시장의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공동개발 모델'(PPP)을 활성화하는 등 공공 영역에서 신약 개발 초기 리스크(위험)를 분담하고 민간이 후속 개발 및 상업화를 이어가는 구조를 정착하면 산업 전반의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바이오 M&A 활성화로 성장 선순환 구조 갖춰야"

박 단장은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 간 적극적인 협력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M&A 활성화가 신약 개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단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 간 협력이나 M&A를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K-바이오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진정한 동반 성장 모델로 발전하려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과 공공기관의 플랫폼 역할, 산업계의 개방적 협력 문화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국내 바이오텍과 제약사 간 오픈이노베이션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기술 검증 중심의 단기 협력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질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상호 신뢰 기반의 동반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정부나 공공 펀드가 신약 개발 중간 단계 위험을 완충하는 공동 투자형 지원 모델 등 리스크 분담 체계가 필요하다"며 "또 기업 간 협력 관계를 전임상-임상-글로벌 진출까지 확장하는 고도화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고, 산업 현장에서 장기 가치 중심의 협력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바이오텍의 M&A 활성화가 산업 경쟁력 유지와 기술 생태계 보호,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텍 간 M&A 활성화를 유인하기 위해 인수 기업에 대한 인력당 보조금 지원, 매칭 자금 조성, 인수 후 연구개발 지속 시 추가 보조금 제공 등 실질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면 좋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M&A 이후에도 파이프라인의 연속성 확보, 핵심 인력의 이탈 방지, 기술 통합을 지원하는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텍 간 M&A를 단순한 거래 지원으로 보는 게 아니라, 'M&A 이후의 성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산업 전반의 혁신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고 신약 개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M&A가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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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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