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심장 리듬도 '엇박자'…뇌혈관 틀어막고 돌연사 부르는 '이 병'

한파에 심장 리듬도 '엇박자'…뇌혈관 틀어막고 돌연사 부르는 '이 병'

정심교 기자
2026.01.30 16:57

[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한파가 이어지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6.1.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한파가 이어지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6.1.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 정도로 강추위가 이어지는 요즘,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가 '심장'이다. 기온이 크게 낮아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려고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맥박의 변동 폭이 커지며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기온 변화는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 부정맥은 심장 맥박이 불규칙한 경우, 또는 1분당 맥박 수가 100회를 넘거나 반대로 60회에 못 미치는 증상을 모두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부정맥 질환 중 하나인 '심방세동'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과연 심방세동은 어떤 질환이고, 얼마나 위험할까.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미세하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대표적인 부정맥 질환이다.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뛰면서 1분당 350~600회로 나타나며, 맥박이 매우 불규칙하다.

이렇게 심장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혈액이 심장 내부에 머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전(피떡)'이 만들어진다. 이 혈전이 혈관을 타고 뇌로 이동해 혈관을 막으면 치명적인 뇌졸중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심부전·돌연사로 이어진다. 실제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사망률은 2배가량 높다. 또 최근엔 심방세동이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치매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진다.

심장의 구조와 심장 전도계.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심장의 구조와 심장 전도계.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심방세동의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심장 근육의 변화다.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심방세동의 유병률은 전 인구의 2.2%를 차지했는데, 그중 60대에서 3%, 70대에서 6.8%, 80대 이상에서 12.9%가 심방세동을 진단받았다는 점도 노화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고혈압·당뇨병·비만 같은 만성질환이 동반되거나, 겨울철 추위로 혈관이 수축해 전기 신호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증상이 발생하거나 더 나빠지기 쉽다.

심방세동은 초기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슴이 유난히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고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환자 3명 중 1명은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6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심방세동의 기본치료는 항응고치료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시술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당뇨병·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지, 나이, 뇌경색증 기왕력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기준을 넘어서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로는 혈전 생성을 막는 항응고제 등이 사용되며, 시술적 치료는 좌심방 내 4개의 폐정맥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런 약물치료에도 심방세동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제에 대한 부작용 또는 느린 맥박(서맥)이 동반돼 약물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심방세동을 진단하기 위한 심전도 검사법.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심방세동을 진단하기 위한 심전도 검사법.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기존에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과 '냉각풍선 절제술'이 가장 많이 시행됐다. 두 시술은 부정맥이 발생하는 심장 조직을 고온(고주파에너지) 혹은 저온(냉각에너지)을 이용하여 태우거나 얼려 파괴하는 방식으로 부정맥을 치료한다. 그러나 고열·냉각 에너지가 심장 외부 조직에 영향을 미쳐 식도 손상, 폐정맥 협착, 신경 손상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

최근 도입된 펄스장 절제술(Pulse Field Ablation, PFA)은 기존 시술의 단점을 보완한 새 치료법으로 주목받는다. 고강도 전기장을 이용해 심장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며, 주변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존 시술보다 절반 이상 시술 시간이 단축되며, 열·냉 에너지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식도·신경 등 주변 장기 손상 거의 없다. 진은선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은 심장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시술 후 회복도 빠르고, 합병증 위험도 낮다"고 설명했다.

음주는 심방세동 위험을 높인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이대인 교수는 "심방세동은 뇌졸중·심부전·돌연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정맥 질환으로, 평소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있거나 이미 진단받은 환자라면 소량의 술이라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명지병원 황의석 부정맥센터장(심장내과)은 "심방세동은 방치하면 뇌졸중을 부르지만, 일찍 발견해 적절한 시술을 받는다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지낼 수 있다"며 "심장 기능이 약해지기 쉬운 60대 이상부터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에 건강 상태를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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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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