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이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13. kch0523@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2/2026021314503458095_1.jpg)
"지역·필수의료 의사 공백은 의사 수가 적어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의사 수는 '잉여' 상태입니다. 필수의료 수가가 원가의 70%밖에 되지 않는데 필수의료에 누가 지원하려 할까요? 정부의 의대증원책은 그야말로 선무당이 사람(국민 건강) 잡는 격이고, 사공이 너무 많아서 배가 히말라야 산꼭대기까지 올라간 듯합니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 회장은 13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빗대며 날을 세웠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0일 정부가 연평균 660여명 의대증원 계획을 밝힌 뒤 의대교수들이 입장을 낸 첫 번째 자리다.
조 회장은 정부의 의대증원책 자체에 대해 "정원 숫자 논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 부정하지도 않고 무작정 찬성하지도 않는다"면서도 "결론에 이르는 과정 중 필수적인 핵심 조건을 파악해 보자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의대교수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들의 단체다. 조 회장은 정부의 단계적 의대증원 정책에 대해 "실제 교육이 가능한지 검증해야 한다"며 "감사원에 증원 절차 적정성 등에 대해 감사를 요청하는 한편 법 테두리 내에서 취할 수 있는 과제를 논의해 나가겠다"고 집단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의대교수협은 "교육의 질 확보는 휴학·복귀 등 핵심 변수를 제외하고 실제 교육 대상이 누군지, 가르칠 사람의 교육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결정된다. 강의·실습 운영 계획이 있는지, 환자 접촉 교육과 수련 수용 능력이 확보되는지 따져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어 "이 4가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 확보'라는 말을 정책의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정원은 장기 변수로, 정부가 교육의 질 확보를 심의 원칙으로 삼는다면 연도별 시나리오 검증 자료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대교수협 자체 추산에 따르면 향후 복학생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미 의대생 수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기준 24·25학번 재적생 7634명 중 6048명(79.2%)이 재학 중이며 1586명은 휴학 중이다. 또 이번에 정원이 늘어날 32개 대학의 24·25학번 휴학생 수는 1495명이다.
조 회장은 "(보수적으로 계산해 봐도) 내년 복귀 학생 수가 749명"이라며 "추가 증원이 없더라도 이미 과밀하다. 특정 대학을 거론할 수 없지만 필수의료 과목 교수들이 1~2명 남은 국립의대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대'라는 배가 수용할 수 있는 무게보다 더 많이 실어 가라앉으면 환자 안전이 즉각 영향 받는다"면서 "교육의 질이 원칙이라면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체계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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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대교수협 이덕환 감사는 "의대 현실이 암울하다. 지난해 3058명 정원에 1509명을 증원하면서 4500여명을 쏟아붓는 폭거가 있었다"면서 "지금 의대는 그 충격을 흡수하느라 정신차릴 수 없는데, 의대증원으로 늘어난 의대생이 전문의가 되기까지는 1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지역·필수의료가 무너져서 고통받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란 말인가"라며 "정부는 당장의 필수의료 살릴 대책을 만들기는커녕 10년만 살아있으면 지금 의대에 들어간 학생들이 나와서 당신들을 고쳐줄 테니 기다려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의대교수협은 향후 계획에 대해 "대학별로 모집 인원을 정할 텐데, 우선 정부에 원자료 공개와 시나리오 검증을 요청하고, 이후 감사원에 증원 절차·근거 적정성 검증을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학병원 상황을 취합해 현재 교육 과정을 국민께 설명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조 회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협회가 취할 수 있는 여러 선택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면서 재차 "교육의 질이 정책 근거라면 그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검증해야 한다. 정부는 추계 원자료를 공개하고 2027~2031년 정책 시나리오 검증부터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