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 등산과 마라톤을 즐겨온 김씨(66)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에 자신 있었지만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골밀도 검사받은 후 충격받았다. T-점수가 -3.5(정상은 -1 이상)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 해당해서다. 주치의는 그에게 "구멍 난 뼈를 빠르게 채우지 않으면 운동은커녕 산책도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 10명 중 3명(31.6%)이 골다공증을 겪고 있다. 같은 나이대 남성(3.8%)보다 27.8%포인트(P)나 더 높다.
어르신의 팔·다리 움직임의 활성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노인생활기능척도'도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은 여성이 남성보다 크게 낮았다. 노인생활기능척도는 △팔걸이 없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400m 걷기 △5㎏짜리 물건 들기 △목욕·샤워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사회활동 참여하기 등 항목을 통해 팔·다리 움직임 정도와 일상생활·사회활동 수행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측정 결과, 65세 이상 여성은 100점 만점 중 평균 80.9점으로 남성(92.1점)보다 10점 넘게 낮았다. 특히 몸을 구부리거나 쭈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동작, 쉬지 않고 건물 한 층을 걸어 올라가는 동작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경현 교수는 "고령 여성의 노인생활기능척도 점수가 남성보다 낮은 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임상적 측면에서 높은 골다공증 유병률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지면 장애를 겪거나 일상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재골절과 입원·사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은 '골절 초고위험군'은 골형성촉진제 같은 약물을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의 위험이 증가한다. 문제는 골밀도가 줄어들 때 아무 증상이 없어 환자 본인도 골다공증 단계인지 몰랐다가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자신이 골다공증 환자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50대 여성의 15.4%, 60대 여성의 36.6%에서 골다공증이 발병하며, 70세 이상 여성에서는 이 비율이 68.5%로 껑충 뛴다.
50세 이후 여성이 골다공증 골절을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은 59.5%로, 남성(23.8%)보다 2.5배 높다. 특히 65세 이상 여성이 고관절 골절을 겪으면 10명 중 6명은 장기간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욕창, 폐렴, 요로감염, 하지정맥혈전, 폐색전증 등 내과적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김 교수는 "고령층은 단 한 번의 골절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척추·고관절이 부러지면 수술·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그 이후에도 골절 이전의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또 고관절 골절 환자가 수술받고도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17%에 달하며, 한쪽 고관절 골절 후 1년 이내 반대쪽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확률은 10%다. 이처럼 재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은 20~24%로 높아진다.

골절을 경험한 여성의 41%는 첫 골절 발생 시점으로부터 2년 내 재골절을 겪는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엔 △최근 2년 내 골절을 경험한 골다공증 환자 △골밀도 T-점수가 -3 미만인 환자 △이전에 골다공증 골절 경험이 있으면서 T-점수가 -2.5 이하인 골다공증 환자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을 투여했거나 골다공증 약물 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등이 해당한다.
이런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의 치료 목표는 골절 위험을 신속하게 낮추는 것으로, 뼈의 파괴를 늦추는 골흡수 억제제보다는 새로운 뼈를 만들어주는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 투여하는 게 권고된다. 대표적인 골형성 촉진제 성분인 '로모소주맙'은 뼈를 만들어내면서(골형성) 뼈 파괴를 막는(골흡수 억제) 이중 기전으로, 다수 임상 연구에서 골절 위험을 줄이고 골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입증했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골형성 촉진제를 먼저 사용해 골절 위험을 빠르게 낮춘 뒤, 골흡수 억제제로 치료를 이어가는 게 이상적인 치료 전략으로 고려된다"며 "최근 골절을 겪었으면서 T-점수가 -2.5 이하였거나, 골절이 없었더라도 T-점수가 -3 미만이라면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보고 증상과 관계없이 즉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