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더위에…질병청, 사상 첫 '열사병 진료 지침' 개발

심상찮은 더위에…질병청, 사상 첫 '열사병 진료 지침' 개발

박정렬 기자
2026.06.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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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에서 대응까지 다양한 정보 담아
전국 530여개 응급실 의료기관 배포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올라 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손선풍기를 든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올라 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손선풍기를 든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병원 내원 전 냉각·측정 지연 시 체온이 정상에 가까울 수 있어 체온만으로 열사병을 배제하지 않는다. (40도 이상은 33.2%뿐)" "해열제(NSAIDs·살리실산)와 단트롤렌(악성고열증 치료제)은 열사병 체온 조절에 사용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이 사상 처음 이 같은 내용의 '응급실 열사병 진료 지침"을 30일 개발·배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에 열사병, 일사병 등 온열질환에 대한 위험이 커지며 표준화된 진료 체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응급실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신고된 환자는 2011년 443명에서 2025년 4460명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추정 사망자 신고 수는 267명에 달한다.

올해도 감시체계가 도입된 후 가장 이른 시기(5월 16일) 서울에서 80대 남성이 사망하는 등 폭염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누적 394명으로 '역대급 더위'를 기록한 전년 동기(376명)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질병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의 발생 시기와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폭염에 따른 건강 피해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은 일반 성인보다 체온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응급실 열사병 진료지침./사진=질병관리청
응급실 열사병 진료지침./사진=질병관리청

질병청이 발간한 진료지침 대상 질환은 열사병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중심체온이 40도 안팎으로 치솟아 중추신경계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상태로 조기 대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온열질환이다. 실제 2011~2025년 온열질환 사망자 267명 중 256명(95.8%) 이상이 열사병이었다.

이에 질병청은 정주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주 교수 연구진과 △열사병 진단을 위한 초기 평가 △임상 양상 및 놓치기 쉬운 함정 △환자 소생을 위한 초기대응 △냉각 치료 △약물치료 및 합병증 관리△입·퇴원 기준 등으로 구성된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진료 지침은 총 6페이지로 "의식변화가 가장 강력한 신호-열사병의 약 44%" "피부가 젖어 있어도 열사병 가능-약 64%는 피부 건조하지 않음" 등 진단에서 응급실 처치 체크리스트까지 실용적인 정보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질병청은 진료지침이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국 약 530여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에 이를 배포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열사병 진료 지침을 통해 표준화된 진단 및 적절한 치료 기준을 제공해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나아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자료의 정확도와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열사병 진단 및 치료 알고리즘./사진=질병관리청
열사병 진단 및 치료 알고리즘./사진=질병관리청

일반인은 평상시 열사병에 대한 임상 증상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만약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토, 심한 피로감, 근육경련을 호소하거나 체온이 높고 피부가 뜨거우면서 의식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하는 응급상황이다.

이때는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에 물을 뿌리거나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는 등 체온을 빠르게 낮춰야 한다.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우리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는 "의식이 떨어졌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억지로 물을 먹이기보다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며 "온열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만큼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야외활동 시간을 조절하고 기상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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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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