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당뇨병, 국가가 관리할 것" 질병청, 3년간 80억 투자…청사진은

"소아 당뇨병, 국가가 관리할 것" 질병청, 3년간 80억 투자…청사진은

정심교 기자
2026.07.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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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질병관리청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성환연구홀에서 개최한 '소아청소년 당뇨병 현황과 대책' 출입기자단 아카데미에서 1형 당뇨병 환자 조현우군(12·초6)이 팔에 붙인 연속혈당측정기를 엄마 김상아(43)씨가 설명하고 있다. 조군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생일에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 /사진=정심교 기자
8일 질병관리청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성환연구홀에서 개최한 '소아청소년 당뇨병 현황과 대책' 출입기자단 아카데미에서 1형 당뇨병 환자 조현우군(12·초6)이 팔에 붙인 연속혈당측정기를 엄마 김상아(43)씨가 설명하고 있다. 조군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생일에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 /사진=정심교 기자

국내에서 1·2형 당뇨병을 진단받는 소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어릴 때 진단받는 만큼 유병기간이 길어, 만성 합병증을 오래 앓을 위험이 큰데도 소아 당뇨병'은 방치돼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관련 연구·정책 모두 '성인 당뇨병'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

이에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 소아 당뇨병의 발병을 최대한 늦추고, 조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8일 질병관리청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성환연구홀에서 개최한 '소아청소년 당뇨병 현황과 대책' 출입기자단 아카데미에서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정부는 소아청소년 당뇨병은 개별환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공중보건 과제로 인식한다"며 "근거를 기반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시작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소아청소년 당뇨병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보건연)이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등록연구) 구축 사업'이다. 이를 위해 보건연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 5000명(1형 당뇨병 3000명, 2형 당뇨병 2000명)을 대상으로 합병증 발생, 치료 패턴 등을 장기간 추적해 데이터를 모아 표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국 42개 의료기관(서울 16곳, 경기·충청 17곳, 경상·전라 9곳)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보건연이 3년간 연구비 80억원을 투자한다.

 이날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친족 관계별 1형 당뇨병 유병률에 대해 공개했다. 이 데이터는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지 않았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날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친족 관계별 1형 당뇨병 유병률에 대해 공개했다. 이 데이터는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지 않았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진=정심교 기자

연구 책임자인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수십년간 국내 소아청소년의 1·2형 당뇨병 모두 꾸준히 증가했다"며 "성장기 당뇨병은 유병기간이 길어 합병증 부담이 크므로, 근거 기반의 치료·예방 전략과 조기진단 체계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카데미에선 이번 프로젝트의 사전 연구로 진행한 '30세 미만 당뇨병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2008~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30세 미만 13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1형 당뇨병 환자는 2배, 2형 당뇨병 환자는 4배나 늘었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발생률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한 데 대해 주목할 정도"라고 언급했다.

비만과 서구화한 식습관이 주원인으로 꼽히는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1형 당뇨병'이다. 생활습관과 관련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탓에 환자보호자들은 "교통사고를 당하듯 갑자기 진단받았다"고 빗댄다.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1형 당뇨병은 2형과 달리 내 몸의 항체가 췌장 베타세포를 파괴해 인슐린 결핍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로 1형 당뇨병을 조기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마련하는 게 주된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진행할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 구축 사업'은 국내 소아청소년 당뇨병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날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진행할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 구축 사업'은 국내 소아청소년 당뇨병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실제 1형 당뇨병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숨은 고위험군'을 찾아내 발병을 대비하면 발병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일찍 발견해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삼형제 중 1명이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2년 후 형도 진단받았는데, 둘 중 더 늦게 발병한 형의 혈당 조절력이 더 우수했다"며 "이미 이 병을 경험한 가족이 증상을 일찍 알아채고, 어느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지에 대한 대처가 빨라 병세가 악화하기 전 빠르게 진단받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1형 당뇨병 환아의 형제에게도 1형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은 일반 소아보다 11.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쌍둥이에게 나타날 확률은 42.9%, 부모(특히 아빠)가 1형 당뇨병일 때 자녀에게도 같은 병이 나타날 확률은 0.6%였다. 이영아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형 당뇨병은 유전질환은 아니지만 유전적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친족 중 고위험군을 선별해 1형 당뇨병이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전 찾아내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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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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